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학교 신설 책임을 ‘나 몰라’라 하자, 송도 6·8공구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해양 1초의 경우 개교 예정 시기까지 불과 1년여 밖에 남지 않았다. 하지만 인천경제청은 학교용지 무상공급과 시설비 부담 재검토<본보 2월 26일자 1면 보도>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다.

1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해양1초는 내년 3월 개교를 목표로 지난해 12월 공사에 들어갔다. 해양5초는 2020년 3월 개교 예정으로 현재 기본설계 중이다. 개교까지 짧게는 1년, 길어도 2년 밖에 남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을 볼 때 이들 학교의 개교 일정을 맞출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진작 해결돼야 했던 학교용지 무상공급 문제와 학교시설무상공급분담금 511억 원 일시지급이 미뤄지고 있어서다.

시교육청은 급한 불부터 끄기 위해 일단 지난해 12월 초 해양1초 공사를 시작했다. 그런데 시교육청과 인천경제청의 송도 6·8공구 학교 신설에 대한 견해 차이로 자칫 예산 등의 문제로 공사가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준공은 내년 1월 말께로 예정돼 있어 일정이 조금이라도 늦춰지면 내년 3월 개교는 무리라는 얘기다. 해양5초 역시 7월께 설계가 마무리될 예정이지만 착공하지 못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

일단, 시교육청이 해양1초 신설 예산을 홀로 감당할 경우 250억여 원의 빚을 진다. 해양5초를 비롯해 2021년 3월 개교 예정인 해양1중까지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교육부 중앙투자심사까지 통과하고도 학교가 지어지지 못하는 일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결국 초등학생 자녀를 둔 송도 6·8공구 학부모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집단 민원을 넣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기 시작했다.

한 주민은 "교육부의 학교 신설 허가를 받기도 힘들었는데, 인천시의회 교육위원회에서 계획안을 부결시킨 일부터 시작해 인천경제청까지 주민들을 불안케 하고 있다"며 "최악의 경우 송도 6·8공구는 초등학생들이 다닐 학교 하나 없는 지역이 돼 버릴 판"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많은 것을 바란 게 아니고 아이들을 위해 당연히 있어야 할 학교를 만들어 달라는 것 뿐인데, 이러다가 이미 미어터지고 있는 기존 공구 학교로 갈 수도 있다는 걱정이 든다"며 "기존 공구에 고등학교가 여유 있다고 송도 6·8공구에는 고등학교 지을 예정도 없다는데, 초등학교까지 문제가 생기니 답답하다"고 털어 놨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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