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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서울 광역버스 차고지 모습. <기호일보 DB>
인천(면허) 광역버스 업계가 말라 죽을 판이다. 법정근로시간과 최저임금은 그들에게 사치다. 쥐꼬리 급여로 기사 수급은 언감생심이다. 기사들은 하루 17시간 근무로 녹초가 돼서 다음 날 또 운전대를 잡는다. 업계는 쌓이는 적자에 노선 폐지까지 고려하고 있다. 인천시는 예산을 투입하고 싶지만 또 다른 준공영제의 고착화 우려로 선뜻 손쓰지 못한다.

4일 시에 따르면 광역버스는 업체 7곳, 노선 19개, 버스 253대가 운영 중이다. 업체 4곳은 연간 수억 원의 적자를 보고 있다. 나머지도 간신히 적자만 면할 뿐, 수익은 내지 못한다. 올해 최저임금 16.4% 인상으로 적자 폭은 더 커질 전망이다.

광역버스 종점은 서울·강남·사당·공덕·광명역, 양재 꽃시장 등이다. 출발점은 송도·청라국제도시, 부평·학익·검단·계산·구월동, 인천대학교, 인천국제공항 등이다. 광역버스 연간 이용객은 1천300만여 명으로, 시내버스(3억4천만여 명) 대비 4% 정도지만 출·퇴근시간 이용객이 많아 파급력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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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19대(7.5%)가 휴차 중이다. 아직 광역버스 기사들은 올해 임금협상도 못 끝낸 상태로 투쟁 등으로 인한 추가 휴차 가능성도 있다. 올해 광역버스 기사의 월급은 240만∼250만 원 정도다. 기준 간선 시내버스 기사는 330만 원, 지선(마을)버스 기사가 290만 원이다. 버스 1대당 운전사 수는 광역버스가 약 1.8명이다. 시내버스는 약 2.5명이다.

일은 더 하면서 수입은 적은 것이 광역버스 운전사들의 현실이다. 이 때문에 일부 광역버스 기사는 약속한 격일제 휴무를 갖지 못한다. 피로 누적으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 의견이다.

시는 인천1·2호선과 서울7호선, 수인선 등이 생기면서 광역버스가 어려움을 겪는다고 바라봤다. 준공영제 시내버스 업체 경영실태, 정산점검 및 표준운송원가와 함께 광역버스 준공영제 등 예산 지원 산정 용역을 진행 중이다. 업계는 노선 유지를 위해 예산(약 21억 원·최저임금 인상분) 투입을 바라지만 시 예산 부서는 생각이 다르다.

시 관계자는 "국토교통부 예산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M버스처럼 기준 등을 바꾸거나 최저임금을 올려 적자 원인을 제공한 고용노동부에 요구하라"며 "한 번 예산 투입하면 계속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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