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래포구어시장 현대화사업’의 서류제출 마감일인 5일 인천시 남동구 소래포구어시장 일대에서 상인들이 좌판을 철거하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 ‘소래포구어시장 현대화사업’의 서류제출 마감일인 5일 인천시 남동구 소래포구어시장 일대에서 상인들이 좌판을 철거하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사모님’, ‘사장님’, ‘삼촌’, ‘총각’ 등 온갖 호칭이 난무하며 꽃게가 얼마니, 고동이 얼마니, ‘한 번만 보고 가시라’ 등 상인들의 호객 행위가 속사포처럼 쏟아진다.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에 위치한 소래포구 재래어시장은 지난해 대형 화재가 발생하기 전까지 수십 년 동안 한결같은 모습이었다. 어시장이 처음 조성된 1970~1980년대 이후부터 1990년대 후반까지는 노상에 파라솔을 얹고 상인들은 장사를 했다. 이후 남동구에서 정비사업의 일환으로 천막으로 된 지붕을 설치하지만, 지붕 아래서 벌어지는 시끌벅적 시장의 모습은 수십 년 동안 그대로였다.

사람들은 재래시장의 북적북적함 속에서 추억과 함께 싱싱한 수산물을 가져갔다. 소래포구 어시장이 인천의 대표 관광명소로 자리 잡은 이유다. 인천시가 지난해 실시한 ‘2016 인천관광 실태조사’에서 국내 관광객들이 인천을 방문했을 때 차이나타운과 월미도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이 찾는 대표 관광지로 조사됐다.

이런 모습의 소래포구 재래어시장은 이제 옛 추억으로 사라진다. 남동구가 추진하는 소래포구 현대화사업을 위해 재래어시장의 상인들이 좌판을 접고 있어서다. 철거가 시작된 5일 다수의 상인들은 철수 작업이 한창이었고, 이미 집기를 뺀 곳도 상당수였다.

지역의 전문가들은 안전성 등 문제로 소래포구에 현대화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동의한다. 아울러 옛 재래어시장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흔적을 남겨두면서 이번 기회에 소래포구 주변지역과 연계한 포괄적인 활성화 계획을 수립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배성수 인천도시역사관 관장은 "현대화 시설은 상인들에게도, 이용자들에게도 깨끗하고 안전한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면서도 "옛 추억을 되살릴 수 있는 공간을 일부 조성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병기 기자 rove0524@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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