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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시 서구 검단4동 당하1공원 내 오수 처리시설 정비없이 조성한 하천 산책로를 이용하는 주민들이 악취에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김태형 기자>
인천시 서구가 오수 처리시설 정비 없이 공원 내 하천 산책로를 개방해 이용 주민들이 악취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5일 구에 따르면 구는 2016년 사업비 1억5천만 원을 들여 검단4동 당하1공원에 위치한 나진포천 주변에 650㎡ 규모의 산책로 공사를 시작해 1년여 만인 지난해 6월 4일 완공, 시민들에게 개방했다.

하지만 배수로 오접으로 오수(汚水)가 하천으로 유입되면서 나진포천 산책로는 개방 시기인 지난해 6월께부터 악취 민원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문제는 구가 공사 마무리 단계에서 해당 산책로 배수로 부분에 오접 부분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도 개선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배수로 오접으로 오수가 그대로 하천으로 유입돼 산책로 악취의 원인이 됐지만 구는 이 같은 상황을 알면서도 "공사를 시작하려면 동절기가 지나야 한다"며 추가 공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결국 구는 악취 민원이 빗발친 후에야 뒤늦게 수습에 나서 지난해 12월 오염 기준치를 초과한 폐수처리수를 방류한 인근 A아파트를 비롯한 4개 시설에 과태료 부과와 시정 조치 등 행정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이러한 단속에도 산책로 악취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배수로 오접 부분이 고쳐지지 않는 이상 끊임없이 오수가 흘러들어오기 때문이다. 또 농번기 한강에서 유입되는 농업용수가 겨울철에는 흐르지 않아 고인 물이 썩는 것도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인근 주민 A(34)씨는 "집 근처 공원 하천에 산책로가 조성됐다고 해서 아이들과 시간도 보낼 겸 이곳을 찾은 적이 있는데 냄새가 너무 심해 그 이후로는 찾지 않는다"며 "아직까지도 악취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일부 주민은 해당 공원과 나진포천을 ‘똥물공원’이라고 부르고 있었다.

구 관계자는 "공사 마무리 단계에서 배수로 문제를 발견하긴 했지만 부서 간 사업 시기가 맞지 않아 이를 해결하지 못한 상황에서 산책로를 개방했다"며 "이달 내로 오접 부분 공사를 실시할 예정이지만 상류에서 흘러드는 오수는 원인을 알 수 없어 악취 문제가 완벽하게 해결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태형 기자 kt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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