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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상남경영원에서 열린 '개방·공유 캠퍼스 선언' 협약식에서 김용학 연세대 총장(왼쪽)과 김도연 포스텍 총장이 악수하고 있다. /사진 = 연세대학교 제공
국내 명문 대학들이 바이오산업 중심으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송도국제도시에 뜬금없는 ‘구애(求愛)’의 손짓을 하고 있다.

헐값에 받은 송도 땅을 수년간 나대지로 방치했던 연세대학교와 알 수 없는 이유로 갑작스럽게 송도 입주를 철회했던 포스텍(포항공대)이 장본인이다.

연세대와 포스텍은 5일 연세대 신촌캠퍼스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양 대학간 경계를 허물고 교육·연구·산학 분야에서 전면적 협력체계를 구축하겠다고 선언했다.

양 측은 공동교육시스템을 마련해 학점과 강의를 공유하고 교수 상호 겸직, 공동 학위 수여 등이 가능한 파격적인 협력 방안을 내놨다. 그러면서 연세대 국제캠퍼스가 있는 송도와 포스텍이 위치한 환동해에 혁신 클러스터를 형성해 바이오·메디컬·헬스 분야와 스마트시티(미래 도시) 분야에서 협력을 시작하겠다고 했다. 양 측은 연세대 국제캠퍼스에서 바이오 분야와 관련된 산학연 모델 구축에서부터 협력사업을 출발하기로 했다. 이 분야 연구를 위해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팀을 구성하고, 공동연구기관(Institute)을 설립할 계획이다.

하지만 포스텍은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송도 5공구 첨단산업 클러스터 일원에 입주를 타진했다가 자진해서 계획을 포기했던 전력을 갖고 있다.

당시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포스텍의 캠퍼스 혹은 연구기관 입주를 돕기 위해 송도 5공구 잔여 부지를 수개월간 알아봐 주며 이 대학 유치에 힘썼다. 이후 포스텍은 이유없이 송도 입주 계획을 접었고, 인천경제청은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신세’가 됐다. 2006년 송도 7공구 92만㎡를 3.3㎡당 약 50만 원에 공급받아 캠퍼스에 필요한 주요 시설을 제외하고 종합병원과 해외 R&D연구기관 설립을 지난 10년간 외면해 온 연세대도 마찬가지다.

연세대는 송도의 마지막 가용지이자, 거대 바이오단지로 기획된 송도 11공구에 추가 부지를 요구하는 협상을 최근 진행하면서 ‘YSLI연구소 신축식’을 갖는 등 이미지 변신에 몰두 중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송도 바이오의약산업에서 양 대학이 먹거리를 찾는 한편, 치열한 11공구 자리 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한 전략도 숨어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김종국 기자 kj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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