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해빙기에는 겨우내 얼었던 토양이 녹으면서 지반이 약해진데 따른 붕괴 사고 발생 빈도가 높다. 이러한 시기에 무엇보다 산사태, 축대붕괴 등 안전사고가 우려된다. 그러잖아도 각종 재해가 자주 발생하는 요즈음이다. 건설현장을 비롯한 사업장에서 빈발하는 산업재해가 그것이다. 원도심에 산재한 낡은 건물을 지탱하고 있던 축대 등에 대한 안전진단도 소홀히 해서는 안되겠다. 게다가 농촌지역에서의 경운기 등 농기계로 인한 안전사고도 무시할 수 없다. 얼었던 도로가 녹으면서 농기계의 안전 운행을 어렵게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10년간 해빙기에 일어난 안전사고는 절개지(54%), 축대·옹벽(21%), 건설 공사장(19%) 순으로 발생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한다. 정부와 지자체는 해빙기를 맞아 건설현장을 비롯한 절개지와 낙석 위험이 있는 곳을 찾아 사고 예방에 철저를 기해야 하겠다. 옹벽과 축대 등에 대한 철저한 안전점검과 함께 위험 진단이 나오면 통행금지, 사용금지 등 즉각적인 조치를 취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해야 하겠다. 행정당국의 안전 점검에는 한계가 있다. 주변의 상황을 파악하는데는 해당 지역주민들이 가장 잘 알고 있다. 시설물의 위험성이 보이면 당국에 신고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을 당부한다.

 주춧돌이 촉촉히 젖으면 비가 올 징조이니 우산을 준비하라는 말도 있다. 예고 없이 발생하는 사고는 드물다. 모든 사고는 발생하기 전에 반드시 일정한 조짐을 보인다. 귀중한 인명과 재산 피해를 가져오는 대부분의 사고는 사후에 분석해 보면 얼마든지 사전에 예방할 수 있었던 사고로 나타나곤 한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날씨가 풀리면서 사업장에서 근로하는 근로자들의 마음 가짐도 해이해지기 쉽다. 때문에 해마다 지자체별로 2∼3월을 해빙기 비상대책 기간으로 설정하고 ‘해빙기 안전사고 예방’에 주력하고 있다.

 사업장에서의 안전은 다른 사람이 지켜주는 것이 아니다. 근로자 각자의 안전에 대한 주의가 어느 때보다 요청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업주들의 안전 중요성에 대한 의식의 전환이라 하겠다. 이달 말까지가 국가안전 대진단 기간이기도 하다. 안전에 대한 관심과 투자는 많을수록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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