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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종현 경영학 박사
# 4차 산업혁명의 원조국가로서의 한국

 4차 산업혁명은 2016년 클라우드 슈밥 회장이 다보스포럼에서 강조한 이후 산업계에서는 4차 산업혁명을 언급하지 않으면 마치 구세대의 사람처럼 느껴질 정도로 우리에게 친근한 단어가 됐다. 그러나, 실제로 클라우드 슈밥이 주창하기 2~3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과 독일 정도를 제외하고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단어는 거의 사용되지 않았고, 이런 의미에서 한국은 4차 산업혁명의 원조국가인 셈이다.

 4차 산업혁명은 제조업분야에서 IT기반의 제조업 혁신분야를 주로 일컫는 콘셉트로 사물인터넷(IoT)과 자율주행 자동차, 3D 프린터, 무인공장 등으로 대표되는 IT에 의한 제조업 분야의 혁신과 융합을 일컫는 말로 세계 경제의 흐름의 키워드를 만들어낸 한국경제는 자부심을 갖기에 충분하다.

# 미국과 일본의 제조업 본국 회귀(Reshoring)를 부러워 하면

최근 들어 미국의 경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드라이브로 한국에서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미국 지엠자동차의 한국 철수 및 디트로이트 재가동 검토 등을 바라보면서 제조업 강국으로서의 자부심은 어째 씁쓸한 감정이 들기도 한다. 일본은 최근 아베노믹스가 본격적으로 성과를 발휘해 청년고용은 물론이고 사실상 완전고용 상태에 있어 현재의 정년을 60세에서 65세로 연장을 검토한다는 이야기는 부럽기가 짝이 없는 뉴스이다. 독일도 상황은 비슷해 산업에 필요한 인력을 구하기 어려운 지경에 있어서 중동의 난민사태에서 유럽의 다른 나라와는 다른 난민 수용 가능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도 제조업 호황에 따른 인력 부족 해소 목적도 있음은 비교적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미국과 일본, 독일은 자타가 공인하는 제조업 강국으로 급속히 부상하고 있는 중국과 더불어 우리와 대부분의 미래 산업분야에서 치열한 경쟁 상대인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반면, 한국은 제조업 강국이라는 명성이 무색하게 사실상 20년 정도 한국에서 대규모 공장을 지어본 적이 별로 없다. 최근 삼성전자가 평택, 화성 등지에 대규모 반도체 공장을 짓는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뉴스이나, 한국의 주요 대기업들은 삼성전자의 베트남 공장, 현대자동차의 중국 공장, 미국 앨라바마 공장 등 대규모 증설은 한국이 아닌 외국에 투자를 하고 있어 앞서 언급한 미국, 독일, 일본의 제조업 본국 회귀를 보면서 그저 부럽기만 하다. 우리의 자랑거리인 제조업의 공장은 수요 부족이 아니라 노동조건, 정부규제 등 다른 이유로 국내에 투자하지 못하고 소위 해외 공장 건설로 활로를 찾고 있는 것이 솔직한 우리의 현주소이다. 4차 산업혁명의 원조 집에서 우리의 미래를 담보할 먹거리 메뉴가 참으로 없는 아쉬움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들기도 한다.

# 미국과 일본의 제조업 본국 회귀(Reshoring)를 부러워 하면

미국의 경제가 일본과 독일의 부상으로 비틀거리던 1984년께 지금의 위대한 미국을 만든 레이건 대통령은 혹독한 구조조정으로 한때 은행 이자율은 18~20%에 달해 한계기업을 퇴출하고 새로운 신산업 구조로 전환해 지금의 세계 패권국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잘 모르고 있다. 독일도 통일의 후유증으로 1999년 당시 혹독한 경제위기를 겪던 당시 철밥통의 상징인 산업별 노조의 철옹성 같은 기득권을 상당 부분 내려 놓는 노동조건의 구조개혁으로 최근의 제조업 강국으로 재부상해 유럽의 중추 국가로 변신하고 있다. 일본도 1990년 이후 소위 잃어버린 20년이라는 혹독한 구조조정을 거쳐 새로운 제조업 강국으로 재도약을 기약하고 있다.

 우리는 최근 몇 년간 소위 대우조선사태로 대표되는 조선업은 물론이고 현대상선, 한진해운은 국가적 구조조정에 실패해 세계 시장에서 급격히 위상이 축소되고 있다. 이외에도 금호타이어, 대우조선 등 적지 않은 산업의 운명도 비슷한 전철을 되풀이하고 있다. 우리 경제가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이 같은 부분의 뼈 아픈 구조개혁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은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일치된 의견을 내고 있다. 우리가 4차 산업혁명의 원조국가로서 명실상부한 제조업 강국으로 재도약하기 위해서 우리가 지금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심각히 고민해야 하며 포퓰리즘과 지역 이기주의의 덫에 빠져 구조조정의 골든 타임은 흘러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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