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25·여)씨는 4명 규모의 영세한 업체에 입사한 지 보름 만에 사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 업체 사장은 회식이 끝나고 A양에게 할 말이 있다며 노래방에 데려갔다.

A양은 거절했지만 어쩔 수 없이 따라가야만 했다. 사장은 노래방에서 A양의 손을 잡고 어깨동무를 하며 춤을 추려고 했다.

A양이 그만 하라며 반항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결국 화장실로 숨은 A양은 아버지를 불러 위기를 모면했다.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가 전국을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인천지역의 직장 내 성희롱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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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연합뉴스
인천여성노동자회는 6일 인천의 직장 내 성희롱 심각성을 알리는 ‘2017년 상담통계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를 보면, 지난해 총 상담 건수 441건 중 37%에 달하는 163건이 성희롱 관련 상담이었다. 이 수치는 지난 2016년 상담 건수 중 성희롱 비율 27.4%보다 약 10%p 증가한 것으로, 직장 내 성희롱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유형별로는 언어적 성희롱(38.7%)과 신체적 성희롱(34.4%)이 주를 이뤘으며, 복합적(신체적·언어적, 언어적·시각적) 성희롱(23.9%)도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업종별로는 21.1%를 차지한 공공기관에서 성희롱 상담이 가장 많았고, 운수업이 15.8%, 출판 관련업 15.1% 순으로 나타났다. 또 사업장 규모별로는 43.7%가 30인 이하 사업장으로 알려졌다.

직장 내 성희롱 상담에서 성희롱 행위자는 직장상사와 사장이 75.8%를 차지했다.

인천여성노동자회 관계자는 "사장에 의해 발생하는 성희롱은 피해자가 대응한다면 지속적인 고용을 보장받기 어려운 상황으로 인해 발생되는 것"이라며 "사업주에 대한 성희롱 예방교육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에는 인천의 한 여고 졸업생이 재학 중 남교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며 지난 3일 해당 교사를 강제추행 혐의로 고소, 경찰이 수사에 나서는 등 인천에도 ‘미투 운동’이 확산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이병기 기자 rove0524@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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