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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개헌 발의, 국회 합의 추동해내는 고도의 정치 행위여야

심상정 정의당 국회의원

기호일보 webmaster@kihoilbo.co.kr 2018년 03월 09일 금요일 제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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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상정 정의당 국회의원
이번 개헌은 권위주의에 뿌리를 둔 관행과 제도를 구조적으로 개혁함으로써 명실상부한 민주공화국의 기틀을 다잡는 그런 헌정사적인 과제다. 그래서 그 무엇보다도 성사되는 것이 중요하다. 첫 번째, 이번 개헌은 국회 주도의 개헌이 돼야 한다. 대통령의 개헌 발의권은 국회의 합의를 추동해내는 고도의 정치적 행위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회 논의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어 안타깝다.

 대통령이 헌법상의 발의권을 갖고 있고 또 국회가 안 하니까 국민에게 책임을 지는 발의를 하겠다는 배경은 충분히 공감하지만 대통령의 개헌 발의는 곧 문재인 정부 하의 개헌은 물 건너 가게 하는 것이다. 정의당이 대통령 개헌안 발의에 동의할 수 없는 이유는 통상 시민항쟁을 기반으로 한 개헌은 국회 주도 개헌이 되는 것이 상식적일 뿐만 아니라 국회 주도 개헌만이 성사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께 청원드린다. ‘야당이 선거제도 개혁을 하겠다고 하면 권력구조를 검토하겠다’는 대통령의 말씀을 재차 밝힘으로써 강력한 개헌과 선거제도 개혁 의지를 더 구체적으로 표명해 주시길 바란다. 그리고 국회는 빨리 국회 5당의 합의로 국회 주도 개헌 계획을 국민들에게 책임 있게 밝혀야 하며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자유한국당의 역할이다. 대통령의 반대자로서가 아니고 국회 제2당으로서의 책임 있는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

두 번째, 권력구조와 정부 형태와 관련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주권자인 시민이 직접 선출한 두 개의 헌법기관, 대통령과 국회의 권한을 어떻게 나누고 협력할 것인가이다.

 사실 오랜 권위주의 체제는 국민의 기본권만 유린한 것이 아니라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 권능을 억제하고 책임을 약화시켜 왔다. 1987년에 대통령 직접 선출이라는 선거 방법만 변했지 오랜 권위주의가 약화시켜온 의회 권한과 책임을 강화시키는 일은 오랜 시간 방치돼 왔다.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극복하는 것은 곧 국회의 권한과 책임을 획기적으로 강화하지 않는 한 우리나라 대통령제 하에서 책임총리, 책임장관 제도를 실현할 방법이 없다.

 그런 탓에 여권의 일각에서 제도적인 정합성을 중심에 두면서 그러면 부통령제로 가자 이런 얘기도 나오는데, 저는 제도적 정합성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것은 우리 정치개혁의 방향과 어긋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결국 대통령의 지시도 받고 또 국회도 존중하는 그런 내각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가 핵심 과제가 아닐까?

현재 대통령중심제를 더 강화하는 방향과 이원집정부제 간 대립되고 있는데 이 상호 간의 최대한 현실 가능한 타협안을 만들 필요가 있다. 여권에서는 현행 헌법상 책임총리, 책임장관제를 대통령의 선의가 아니고 어떻게 제도적으로 확립할 것인가에 대한 대안을 책임 있게 내놔야 한다. 이는 대통령의 주요 공약이기도 하다.

그리고 자유한국당에서는 사실상 이원집정부제 총리선출제는 내각제인데, 내각제를 지향한다 하더라도 이 내각책임제는 국회의 대대적인 구조개혁이 전제돼야 한다. 현실적으로는 현행 대통령제 틀 안에서 행정부의 역할을 의회가 분담하고 또 내각의 의회에 대한 책임성을 높이는 그런 절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세 번째, 국회 개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민심 그대로’ 국회가 돼야 한다. 비례성을 높이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전제로 한 권력 분점이 논의돼야 한다. 우리 정의당은 국제적인 대표성의 기준에 맞춰 의원 정수를 대폭 확대하고 특권을 내려놓음으로써 일하는 국회, 책임 있는 국회를 표방한다. 도농복합선거구제를 통해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수적 공간을 확보하는 그런 방안도 검토할 수 있겠다.

국회 개혁 부분은 입법권, 예산권, 인사권, 감사권 이 권한을 이관하는 것도 중요한데 이것을 무조건 이관만 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미국처럼 국회 산하에 기획예산청 정도는 둬야 하고 또 입법권 관련 6개월 정도 해당 공청회를 거치는 내실 있는 입법 절차가 마련돼야 한다. 우리 의회 민주주의를 강화하는 헌정 개혁은 지속적이고 또 장기적으로 추진해야 하는데 이번 개헌 그 출발은 미니멈에서 출발할 수 있도록 여야가 힘을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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