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가 9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선거가 다가오면서 두 개의 태풍이 북상하고 있다. 4월 말로 예상되는 3차 남북 정상회담으로 인한 강력한 북풍(北風)과 미풍으로 시작해 태풍으로 변한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바람이다.

 먼저 서지현 검사의 폭로로 시작된 미투 열풍의 기세와 속도가 매섭다. 미풍으로 시작한 미투 운동은 한 달 여가 지나면서 태풍으로 강력해져 이름만 대면 알 만한 문화예술계 인사들부터 대학교수, 정치인 등 유명인사의 민낯을 만천하에 공개했다. 국민적 정치 스타였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도 집어 삼켰다.

 안 전 지사는 자신의 6급 여성 비서를 성폭행한 사실이 알려진 후 하루 만에 사퇴했다. 이어 비서뿐만 아니라 연구소 직원을 성폭행한 의혹도 받으면서 안 전 지사는 예정됐던 기자회견도 취소했다.

 안 전 지사의 성폭력 의혹 사태 직후 더불어민주당은 안 전 지사를 출당·제명하고, 전국 17개 시·도당에 ‘성폭력 범죄신고·상담센터’를 설치하는 등 후속 대책 마련에 나섰다.

 자유한국당은 진보 진영에서 잇달아 미투 선언이 나오자 ‘좌파의 민낯’이라는 프레임으로 공격에 나서고 있다.

 이번 선거의 또 다른 변수는 4월 말로 예상되는 3차 남북 정상회담이 불고 온 북풍이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안 전 지사의 성폭행 의혹이라는 악재를 극복할 수 있는 반전의 기회로 볼 수 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정상회담은 정치쇼에 불과하다면서 북한 의도에 경계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아직 어느 바람이 선거 유불리를 좌우할 지 판단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미투와 북풍이 6·13 지방선거의 최대 화두임은 틀림없다. 다른 시각으로 바라본다면 이제 유권자들은 정치인의 전문성과 도덕성을 최우선 덕목으로 보고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언젠가 정치권의 ‘풍풍(風風)’ 싸움에서 벗어날 수 있는 선거문화가 자리잡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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