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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의현이 11일 강원도 평창 바이애슬론센터에서 열린 평창 동계패럴림픽 크로스컨트리 남자 15km 좌식경기에서 피니시라인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의현(37·창성건설)이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에서 한국에 첫 메달을 안겼다. 11일 강원도 알펜시아 바이애슬론 센터에서 획득한 장애인 크로스컨트리스키 남자 15㎞ 좌식 종목(42분28초9) 동메달은 이번 대회 한국 대표팀 첫 번째, 역대 동계패럴림픽 세 번째 메달이다.

 신의현은 29명의 출전 선수 중 28번째로 출발해 3.8㎞ 구간까지 10분54초3으로 5위를 기록했다. 이어 5.92㎞ 구간 4위로 뛰어올라 12.99㎞ 구간에서 온 힘을 다해 중국 쟁팽을 제치고 3위에 올랐다. 우승은 우크라이나 막심 야로비(41분37초0), 은메달은 미국 다니엘 크로센(42분20초7)이 차지했다.

 한국 동계패럴림픽 도전사에 한 획을 그은 신의현은 부모의 밤 농사를 도와주던 보통의 청년이었다. 대학교 졸업을 앞둔 2006년 2월 교통사고를 당해 사경을 헤매던 그는 두 다리를 자른 뒤에야 겨우 의식을 찾았다. 근 3년 동안 방 안에 틀어박혀 살았던 그는 "밖의 세상이 두려웠다. 어떤 일을 하며 살아야 할지 막막했다"고 말했다.

 신의현을 다시 일으켜 세운 이는 어머니와 아내였다. 그는 재활운동 차원에서 시작한 휠체어농구를 통해 운동의 즐거움을 알게 됐고, 각종 장애인 스포츠를 섭렵했다. 2015년 민간기업 최초의 장애인 실업팀인 창성건설 노르딕스키팀에 합류한 이후 농사일을 도우면서 만든 허릿심과 지구력을 바탕으로 세계 최정상급 선수가 됐다.

 소속팀 창성건설의 지원을 받으며 체계적으로 실력을 쌓은 신의현은 평창패럴림픽을 앞두곤 해외 전지훈련과 국제대회에 출전하며 자신감을 쌓았다.

 신의현은 바이애슬론 남자 7.5㎞ 좌식 종목에선 사격에서 실수해 5위를 기록했다. 우승 후보였기에 아쉬움이 큰 나머지 부모를 만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숙소로 들어가 긍정적인 내용의 영상을 보면서 마음을 추슬렀다는 그는 "사람이 죽으라는 법은 없다. (장애인이 된 뒤)도전을 해서 여기까지 왔는데, 많은 장애인분도 각자 도전의 길을 걸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의현은 13일 장애인 바이애슬론 남자 12.5㎞ 좌식 경기에서 다시 한 번 메달 사냥에 나선다. 그는 "금메달을 딴 뒤 태극기를 꼽고 함성을 지르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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