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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발전과 광역도시권(Megalopolis)

이종열 인천발전연구원장

기호일보 webmaster@kihoilbo.co.kr 2018년 03월 15일 목요일 제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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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열 인천발전연구원장

인류 역사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발전해 오고 있다. 우리가 흔히 알기로는 과거에는 농경이 주된 사회였고, 이것이 점차 발전해 공업사회를 거치면서 글로벌 정보사회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4차 산업혁명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면 이러한 변화와 발전은 어디에서 일어나고 있는가?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거나 간과하고 있는 점이 한 가지 있다. 즉 국가 발전을 이야기할 때 국가단위의 전체 차원에서만 고착해 생각하지 국가를 구성하고 있는 도시는 못 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엄밀히 말해 국가 내 도시도 아니고 국가 내 도시들이 연계된 광역도시권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광역도시권을 ‘Megalopolis’(巨大都市群)라고 한다. 다시 말하자면 각국의 발전은 실제로 국가 내의 이러한 거대도시군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

 예를 들어 보자. 최근 중국이라는 국가가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사실은 중국이라는 나라가 발전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중국 내의 광역도시권이 발전하고 있다고 봐야 하는 것이다. 즉 중국 내에는 여러 개의 광역도시권이 있는데 대표적으로 주장삼각주(광저우-홍콩-마카오)를 들 수 있다.

 이 계획은 광저우(廣州)와 포산(佛山), 선전과 홍콩, 주하이(珠海)와 마카오 등 6개 도시를 3개의 메가 클러스터(Mega cluster, 집적단지) 형태로 개발하면서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어 아시아 최대의 거대 광역도시권을 구축하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미국은 11개 거대지역(Mega-regions)을 중심으로 2050년까지의 초장기적인 지역경쟁력 강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서 북동부광역도시권(northeast megalopolitan)을 들 수 있다. 이는 보스워시회랑(보스톤-뉴욕-워싱턴DC)이라고도 불린다.

 광역도시권은 국가 내에서 뿐만 아니라 국가 간에도 이뤄지고 있다. 전형적인 사례로는 유럽의 블루바나나와 골든바나나를 들 수 있다. 블루바나나는 영국에서 이탈리아에 이르는 전통적 핵심산업군이며, 골든바나나는 지중해 연안의 밀라노에서 제노아까지의 첨단산업군을 말한다. 발트해 연안의 도시 간 협력의 전형적 예로서는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와 에스토니아의 수도 탈린간의 교류협력을 들 수 있다.

 한 연구에 의하면 소수의 광역도시권이 세계적으로 경제성장과 기술혁신을 주도하고 있다고 한다. 즉, 인구 17.7%를 차지하는 세계 40대 광역도시권에서 글로벌 총생산의 66%, 기술혁신의 85% 이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이러한 광역도시권이 국가 내 핵심지역이 되어 국가 발전을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덧붙여 일반적 생각과는 달리 정보통신과 교통이 발전하면 할수록 고른 분산(flat)이 이뤄지기보다는 중심으로의 집중화(concentration) 현상이 더욱 일어난다는 것이다. 이러한 세계적 추세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여기서는 한 가지만 언급하고 쉽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지방분권에 대한 논의가 대세다. 분명한 것은 상당 부분에서 지방분권이 논의될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

그러나 동시에 우려되는 점도 있다. 최근의 지방분권 논의에 정치성까지 더해져 마치 지방분권이 지방문제 해결의 만병통치약으로 간주되는 것처럼 과대 포장돼 있는 것처럼 보이고, 혹시나 이에 일말의 의문이라도 제기하면 매도당할 극한 분위기에 이르렀다. 그렇다면 거꾸로 질문해 보면 만약 지금 논의되고 있는 대로 지방분권이 이뤄진다면 지방문제가 해결될 것인가? 지방소멸이 아니라 지방부활이 될 것인가?

 세계 발전의 패러다임은 균형에서 경쟁으로, 분산과 형평에서 집중과 선택으로 변화되고 있다는 것을 한 번쯤 음미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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