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갈량(諸葛亮)이 오장원에서 위나라 군대를 맞아 일전을 겨룰 때다. 그의 군대가 행군을 하던 중 갑자기 거센 바람이 불어 국기가 꺾였다. 제갈량은 이것을 예사롭지 않은 징조로 받아들였고, 결국 전장에서 패배하며 병을 얻게 됐다. 백방으로 처방을 구했으나 특효를 보지 못하고 53세의 나이에 세상을 뜨고 말았다.

 홍타시(洪他時)가 명나라와 최후의 일전을 앞둔 날 아침, 갑자기 밥상 다리가 부러져 밥과 국이 모두 그의 옷에 쏟아졌다. 순간 홍타시는 무릎을 ‘탁’하고 치며 오늘부터 소나무 소반이 아닌 명나라 궁중에서 사용하는 금소반에 밥을 차려 먹으라는 하늘의 계시라 생각했다. 의기충천한 홍타시는 전열을 가다듬어 명나라 군을 격파했고 이후 중원을 손에 쥐게 됐다.

 몇 해 전, 배반의 도끼에 발등을 찍힌 적이 있었다. 난생처음 겪는 일. 자학이 최고조로 치닫고 다스리지 못한 화가 신체적 건강을 모두 앗아갈 무렵, 함께 마음고생을 하던 아내의 조언이 마법과도 같이 내 세상눈을 바꿔 놓았다.

 이날 아내는 내게 이렇게 물었다. 당신에게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이냐고. 난 답했다. "부모, 가족, 형제." 대답을 들은 아내는 내 손을 꼭 쥐고는 이렇게 말했다. "가장 소중한 것은 모두 당신 곁에 있는데, 이미 세상을 다 가졌는데 더 갖고 싶은 것이 있나요?" 벼락을 맞은 듯 정신이 번쩍 들었다. 다시 세상을 향해 걸어 나갔다. 의식적으로 고개를 들었고 어깨도 쫙 폈다. 세상은 조롱을 끝내고 다시 날 꼭 안고 불끈 힘을 넣어 줬다.

 사람은 누구나 무한한 잠재 능력을 갖고 있다. 신념에 따라 현실을 창조해낼 수 있다. 그 힘은 정말 무섭다.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된다고 믿으면 되고, 안된다고 생각하면 절대 되지를 않는다. 같은 일이라도 어떻게 마음을 먹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의지에 따라 마음가짐을 바꾸고 그 결과 역시 바뀌어 내는 것. 이것이야말로 인간만이 가진 위대한 능력이다. 비록 어려운 일이라도 할 수 있다는 신념을 버리지 말라. 나를 격려할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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