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시 팔달구 매산로 역전시장 지하에 위치한 다문화 푸드랜드가 점심시간임에도 한산한 모습이다.  홍승남 기자 nam1432@kihoilbo.co.kr
▲ 수원시 팔달구 매산로 역전시장 지하에 위치한 다문화 푸드랜드가 점심시간임에도 한산한 모습이다. 홍승남 기자 nam1432@kihoilbo.co.kr

수원시가 전통시장 활성화 명목으로 역전시장 내에 문을 연 ‘다문화 푸드랜드’가 개장 7년 만에 예산 지원과 손님이 끊기면서 존폐 기로에 놓였다.

 15일 수원시에 따르면 2011년 7월 팔달구 매산로 1가 57-1 역전시장 지하 1층에 724㎡ 규모의 다문화 푸드랜드를 개장했다. 동남아 지역에서 일하러 온 외국인 근로자들이 많이 찾는 수원역 일대에 위치한 전통시장 내 빈 점포를 활용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한다는 취지였다. 경기도와 수원시가 리모델링 비용 등으로 3억5천여만 원을 지원했다.

 하지만 시가 예산 지원을 끊고 홍보활동도 진행하지 않아 음식점들이 폐업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내몰렸다.

 이날 오후 1시, 식당마다 가득 찬 손님들로 한창 바쁠 시간이었지만 푸드랜드 내 음식점들은 손님을 찾아보기가 어려웠다. 가게 벽면에 캄보디아 국왕 사진이 큼지막하게 걸려 있는 식당은 출입문이 굳게 닫혀진 채로 유리창에 중국집 광고스티커만 덩그러니 붙어 있었다. 캄보디아 국기가 가게 앞에 설치돼 있는 식당 역시 문을 잠가놓고 영업을 중단한 상태였다.

 인근 식당의 한 여종업원은 "평일에는 손님들이 없어 주말에만 문을 여는 식당"이라며 "다른 식당들도 가게 문만 열었지만 사정은 비슷하다"고 토로했다.

 종종 한두 테이블씩 손님이 앉아 있는 식당도 보였지만 대다수 식당들이 종업원만 우두커니 가게를 지키고 있을 뿐이다. 한 캄보디아 식당은 테이블 좌석이 200석 이상으로 보였지만 한 명의 손님도 없어 을씨년스러워 보였다. 테이블 좌석 수가 60~70석 규모의 중국 식당은 가게 문을 열어놨지만 조명을 아예 꺼놓고 있었고, 미얀마 음식을 파는 식당은 종업원 혼자 가게를 지키면서 휴대전화만 만지작거렸다.

 시는 2016년까지 푸드랜드에 복도 조명 교체 등 예산을 지원했지만 작년부터는 이마저도 중단했다.

 캄보디아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모(62)씨는 "금요일 저녁부터 일요일까지 외국인 근로자들이 찾아와 그나마 운영되고 있지만 다른 식당들은 이마저도 안 되는 경우가 수두룩하다"며 "가게 임대료도 내기 빠듯해 업주들이 수시로 바뀌는 사례가 허다하다"고 귀띔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시가 다문화 푸드랜드 활성화를 위해 예산을 지원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상인들이 상권을 회복시킬 수 있는 자구책을 강구해 스스로 살릴 필요가 있다"며 "현재로써 시의 지원책은 없다"고 말했다.



박종대 기자 pjd@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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