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내 각급 학교들이 신학기를 맞아 학부모 총회를 주간에 열면서 참석하지 못하는 맞벌이 부부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18일 도내 초·중·고교에 따르면 지난 12일부터 일선 학교에서 학부모들에게 학부모 총회 일정 등이 담겨 있는 가정통신문을 보내고 있다. 학부모 총회에서는 학교에 대한 정보를 알려 주는 설명회와 한 해 동안 자녀들을 지도할 교사들을 소개한다. 또 학부모 임원 선출과 교사와의 상담 등 일정을 진행한다.

하지만 도내 상당수 초·중·고교가 맞벌이 부부들이 직장에서 근무하는 평일 주간에 학부모 총회를 열면서 참석률이 떨어지고 있다.

군포시 당동의 한 중학교는 14일 교내 강당에서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3시간 동안 학부모 총회를 열었다. 학부모 총회에서는 교장 인사와 전 교직원 소개, 불법 찬조금 관련 사항 및 학교 교육활동 안내, 학부모 건의사항 수렴 등을 진행했다. 맞벌이 부부들은 직장 근무 여건에 따라 연·월차를 마음대로 쓸 수 없어 주간에 학부모 총회를 개최하면 불참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안산시 상록구의 한 중학교도 15일 오후 2시부터 3시까지 새 학기 학교생활 지도 등을 안내하는 학부모 총회를 열었다.

인근의 다른 중학교 역시 하루 뒤인 16일 교내 체육관에서 학부모 총회를 개최했지만 맞벌이 부부들이 회사의 허락을 받아 참석해야 하는 오후 2시부터 행사를 시작했다.

수원시 권선구의 한 초등학교도 14일 오후 1시 30분 교내에서 학교 교육활동 등을 설명하는 학부모 총회를 열었지만, 일부 맞벌이 부부들은 직장에서 연·월차를 쓰는 게 눈치가 보여 참석하지 못 했다.

그나마 대부분 도내 고교들은 오후 6시 이후부터 학부모 총회를 열면서 맞벌이 부부의 참석을 유도하고 있는 실정이다.

학부모 한모(43)씨는 "낮에 학부모 총회를 열면 결국 맞벌이 부부들은 참석하지 말라는 게 아니냐"며 "야간에 열면 학부모들이 많이 참석하면서 각종 민원만 쌓일까 봐 주간에 진행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수원지역 중학교 관계자는 "교육청에서 가급적 학부모들이 참석할 수 있는 시간에 학부모 총회를 열라고 권고하고 있지만 학교에서 행정편의적으로 잘 지키지 않는 측면이 많다"고 말했다.

박종대 기자 pjd@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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