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PGA 파운더스컵 우승 트로피를 옆에 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박인비. 1년 만에 LPGA 투어를 제패한 박인비의 다음 목표는 메이저 대회 정복이다. /연합뉴스
▲ LPGA 파운더스컵 우승 트로피를 옆에 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박인비. 1년 만에 LPGA 투어를 제패한 박인비의 다음 목표는 메이저 대회 정복이다. /연합뉴스
‘골프 여제’ 박인비(30)가 지난해 3월 HSBC 챔피언스 이후 1년 만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정상에 올랐다. 박인비는 19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와일드 파이어 골프클럽에서 열린 LPGA 투어 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컵 4라운드 결과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기록했다. 최종 합계 19언더파 269타로 패권을 차지한 박인비는 투어 통산 19승을 올렸고 우승상금 22만5천 달러(약 2억4천만 원)를 획득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박인비는 이후 예전 기량을 보여 주지 못했다. 손가락 부상으로 2016시즌을 마감했던 박인비는 지난해 3월 HSBC 챔피언스 우승으로 본궤도에 오르는 듯했다. 하지만 그 뒤로도 우승 소식은 없었다. 지난해 8월 브리티시오픈이 끝나자 허리 통증 때문에 일찍 시즌을 접기까지 했다. 2018시즌을 HSBC 월드챔피언십에서 시작한 박인비는 대회 2연패 대신 공동 31위에 만족해야 했다.

그러자 박인비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남편(남기협 씨)의 조언에 따라 ‘퍼터 교체’ 카드를 꺼냈다. 익숙한 (헤드가 반달 모양인)말렛 스타일 대신 (헤드가 일자형인)앤서 스타일로 바꾼 것이다.

박인비는 "남편이 ‘예전 퍼터는 실수가 나와도 잘 보이지 않는 것 같다’며 ‘미스 샷에 대해 공이 지나가는 길을 좀 더 연구할 겸 퍼터를 바꿔 보자’고 해서 교체했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공의 움직임이 잘 보여서 효과적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누구보다 나에 대해 잘 아는 남편의 조언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신뢰한다"고 믿음직스러워 했다.

박인비는 "내 퍼트에서 잘 안 되는 점이 무엇인지 더 잘 알아내기 위한 교체"라며 "메이저 대회 직전에 교체하면 부담이 있어서 시간 여유를 두고 바꾼 것"이라고 덧붙였다.

흔히 일자형 퍼터는 초보 골퍼들에게는 더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지만 박인비는 최종 라운드에서 퍼트로 확실한 승기를 잡았다. 로라 데이비스(잉글랜드)에게 1타 차로 쫓긴 12번홀(파4) 그린 밖에서 시도한 퍼트로 한숨을 돌렸고, 15번홀(파5)까지 4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13·14번홀에선 연달아 3m 이상 거리의 퍼트를 떨궜다.

부활한 박인비가 29일 개막하는 시즌 첫 메이저 대회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2년간 잠잠했던 메이저 우승까지 일궈 낼지 기대된다.

그 역시 시즌 혹은 남은 선수생활에 이루고 싶은 목표를 묻는 말에 "우선 이번 시즌에는 우승하는 것이 목표였는데 이룬 만큼 메이저 대회에서도 정상에 오르고 싶다. 첫 메이저 대회인 ABA 인스퍼레이션이 기대된다"며 의욕을 내보이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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