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내 새 아파트 입주가 집중된 지역에서 ‘깡통주택’이 등장하고 있다.

19일 도내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화성·시흥 등 도내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이 많은 지역에서 매매가격이 1~2년 전 전세가격을 밑도는 소위 깡통주택 아파트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깡통주택은 매매가격이 1~2년 전 전세가격 아래로 떨어져 전세 만기 시 집주인이 집을 팔아도 전세보증금을 돌려주기 어려운 집을 말한다.

화성시 병점동 느치미마을 주공4단지 전용 84㎡의 올 1월 매매 실거래가는 2억3천800만 원이었지만, 2016년 12월 전세 실거래가는 2억4천만 원이었다.

시흥시 정왕동 요진아파트 전용 59㎡의 2016년 8월 전세 실거래가는 1억6천만 원, 지난달 매매가는 1억5천만 원이었다.

용인시 역북동 금강아파트 전용 84㎡ 역시 2016년 전세가격이 2억4천만 원 수준이지만, 최근 매매가격은 2억2천500만 원으로 떨어졌다. 전세 시세(1억6천만 원)를 고려할 때 전세 만기가 도래하는 시점에 깡통전세 대란이 일어날 우려가 충분하다.

병점 A공인 관계자는 "집을 포기하는 집주인도 나오고 있어 일부 세입자가 제때 이사하지 못하거나 울며 겨자 먹기로 집을 떠안는 등의 피해를 보고 있다"며 "분양 아파트가 앞으로도 많이 예정돼 있어 깡통주택들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일부 수도권과 지방 등에 최근 2~3년간 과잉 공급된 아파트들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줄줄이 입주를 시작하는 점을 고려할 때 이 같은 깡통전세 현상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산업 기반이 무너진 곳, 입주 물량이 몰린 곳 등에서 깡통주택이 주로 나오고 있다"며 "올해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이 20년 만의 최고치인 44만 가구에 달해 깡통주택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재학 기자 kj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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