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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효 인하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Q. A씨는 요즘 열 살 난 아이의 비염 때문에 고민이 이만저만 아닙니다. 개인의원 소아과, 이비인후과를 다니면서 약을 처방받아 먹여도 그때뿐인 것 같고, 한의원을 다녀도 낫지 않고. 몇 년째 약물치료만 하면서 아이와 씨름하다가 답답한 마음에 아이를 대학병원으로 데려갔습니다. 교수가 아이를 보더니 대뜸 말합니다. "‘만성 비후성 비염’이네요. 약물치료는 효과가 없으니 수술하는 것도 생각해 봐야 하겠습니다." 진단명을 들어도 무슨 병인지 얼른 와 닿지 않고, 수술하면 완치가 되는 것인가 싶기도 하고. A씨는 새로운 고민에 빠졌습니다. 과연 수술을 해야 할까요?

비염을 오래 앓게 되면 코 안쪽에 있는 콧살(비갑개)이 만성적으로 부어 있는 상태가 지속됩니다. 이것이 오래되면 콧살 자체의 섬유화가 일어나서 커진 상태(비후)가 계속되는 상태에 이르는 것이죠. 이 단계가 되면 각종 알레르기 약물에 효과가 현저히 떨어지게 됩니다. 이것을 흔히 ‘만성 비후성 비염’이라고 합니다. 만성 비후성 비염이 되면 약물치료는 효과가 없으므로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게 됩니다. 실제로 소아청소년과에서 수년간 약물치료를 하다가 이비인후과로 치료를 의뢰해 주시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렇다면 수술을 통해 비염을 ‘완치’할 수 있을까요? 안타깝게도 그렇지는 못합니다. 사실 비염 수술 한 번으로 완치될 수 있다면 굳이 수년간 약물치료를 하지는 않겠지요. 하지만 10~20분 정도의 간단한 당일 비염 수술로 최대 3~4년 이상 비염 증상을 확연히 완화시킬 수 있고, 재발하더라도 이전보다는 증상이 경한 경우가 많습니다.

비염 수술의 방법은 한 가지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고주파, 레이저, 미세절삭기 및 초음파 등의 다양한 수술기구를 사용해 콧살의 점막과 뼈 부피를 적절히 감소시킵니다. 단순히 커져 있는 콧살을 잘라내는 것이 아니라 기능은 최대한 보전하면서도 비염 증상을 효과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맞춤형 수술 방법을 선택해야 합니다.

수술 후 2~3주 정도는 수술 부위에 가피(피딱지)가 생기기 때문에 꾸준히 코 세척을 해 주는 것이 중요하며, 흡연하거나 코를 세게 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본인의 비염이 수술을 받아야 할 정도인지, 그렇다면 어떤 수술 방법이 좋을지 진료실에서 이비인후과 전문의 선생님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도움말=인하대병원 이비인후과 김영효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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