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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사막화 방지는 산에 나무 심기부터

권전오 인천발전연구원 연구위원/공학박사

기호일보 webmaster@kihoilbo.co.kr 2018년 03월 21일 수요일 제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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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전오 인천발전연구원 연구위원
처음 방문한 5월의 몽골 초원은 푸르렀다.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인천 희망의 숲’이 있는 다신칠링솜(군)까지의 여정은 대형버스 덕택에 편안했다. 차창으로 펼쳐지는 넓은 초원은 이방인의 눈에 평화로웠고 아름다웠다. 그러나 강이 마르고 호수가 사라지면서 물을 찾아 남아 있는 강가로 모여드는 소떼와 양떼를 보면서, 저 멀리 모래더미와 간간이 불어오는 회오리바람으로 인한 모래기둥이 사막화가 수도 울란바토르까지 근접하고 있음을 알려 주고 있었다.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서쪽으로 약 200㎞ 떨어진 인천 희망의 숲은 사막화가 매우 심각한 단계는 아니라고 한다. 남쪽으로 내려가면 고비사막이 있고 그쪽으로 갈수록 사막화는 더 심각하고 결국 사막에 맞닿는다는 설명이다. 다신칠링솜이라는 작은 군 소재지, 인구는 작지만 면적은 어마어마하게 큰 군 소재지에서 멀지 않은 곳에 인천 희망의 숲이 있다. 인천에서 온 많은 시민들과 대학생들이 현지 주민들과 힘을 합쳐 구덩이를 파고 나무를 심고 물을 주는 작업이 더 넓은 초원에서 진행됐다. 나무심기와 문화교류를 마치고 수도 울란바토르 동쪽에 있는 테를지국립공원까지 이동했다.

 몽골초원은 평평한 초지와 지평선만이 아니라 여기저기 구릉과 산들도 보였다. 몽골의 구릉과 산에는 나무가 없는 초지였다. 산 꼭대기 부분은 암반이거나 붉은 빛을 띠는 흙이 노출돼 있었다. 넓은 초원, 풀만 자라는 산, 20여 년 전에 방문했던 영국 중북부 스코틀랜드지역의 초지가 생각났다. 유목민들은 나무보다는 초지를 사랑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 아차하고 생각이 스쳤다. 몽골사막화가 기후변화와 과방목만이 원인이 아닐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유목민들은 기본적으로 숲을 좋아하지 않는다. 숲은 그늘지기 때문에 양들이 먹을 초지를 줄어 들게 하고 양들을 잡아먹는 늑대들이 우글거리는 무서운 악령이 머무는 곳으로 보기 때문에 유목민들은 숲을 싫어한다. 그래서 영국에는 자연림이 거의 없고 유럽에서는 늑대가 멸종 위기에 직면해 복원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마찬가지로 몽골의 유목민들도 숲을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숲이 없어도 한국처럼 큰 비가 와서 산사태가 일어날 일이 없으니 굳이 숲을 유지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숲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나무들은 기나긴 겨울 추위를 녹이는 난방용으로 사라졌을 가능성이 크다. 몽골의 겨울은 영하 20도는 기본이고 영하 30도까지 내려간다고 한다. 게르(이동식 천막)에 사는 유목민들은 난로에 갈탄이나 말린 소똥을 때거나 식물 뿌리를 캐다가 불을 피운다고 한다.

 대한민국 산림녹화의 성공 원인이 여럿이겠지만 연탄 보급을 꼽는 사람도 있다. 연탄으로 밥을 짓고 난방도 하면서 굳이 산에 가서 나무를 하지 않아도 되었기 때문이란 이야기를 짚어보면 몽골 유목민들도 그들 주변에 있던 나무를 그렇게 사라지게 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수도 울란바토르에 있는 대통령궁 뒤에는 큰 산이 있고 산에는 잎갈나무숲이 있다. 동쪽으로 갈수록 산이 험해지더니 산에는 잎갈나무 외에도 자작나무도 보였다. 잣나무와 가문비나무 숲도 있다는 자료가 있는 것으로 볼 때 몽골의 산에도 숲이 있었을 것이다.

 강이 마르고 호수가 사라진 것이 기후변화 때문일 수 있지만 숲이 사라진 결과일지도 모른다. 칭기즈칸으로 상징되는 거대한 과거 문명과 자본주의로 표현되는 현대문명이 지나가는 과정에서 숲이 사라지고 기후변화가 유발되면서 사막이 확대되고 사막화로 인한 피해가 증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몽골 사막화는 인간 문명이 지구에 남긴 상처일지 모른다.

 사막화 방지사업은 하나의 단체나 도시, 국가가 나서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듯하다. 국가를 넘어 세계적인 집단 지성을 모아 체계적이고 종합적으로 접근해야 할 우리 시대의 숙제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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