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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PA 사옥 로고. /사진 = 기호일보 DB

북인천복합단지는 인천항만공사(IPA) 입장에서 갖기도, 버리기도 애매한 ‘계륵(鷄肋)’ 같은 존재였다. IPA는 그동안 어정쩡한 태도로 허송세월을 보냈다. 땅 살 작자가 없을 것이라는 걸 뻔히 알면서도 매각을 밀어붙였다. 돈이 들어가는 산업단지 개발은 아예 거들떠도 안 봤다. 총 9차례의 유찰. 땅이 팔리지 않으면서 빚만 늘리는 악순환을 되풀이했다.

 IPA는 2015년 8월 ‘북인천복합단지 매각 추진전략 수립 용역’을 발주했다. 그 전부터 매수 대상자가 많지 않을 것으로 예단하고 있었다. 용역 과업지시서에 그 내용을 담고 있었다. IPA는 지시서에서 "북인천복합단지 매립 목적이 항만시설용 부지로 한정돼 매수대상자가 제한적이며, 대규모 단지임을 감안할 때 매입 수요자 발굴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전략적 매각 추진 방향 설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IPA는 ▶원형지 상태의 가격입찰 ▶산업단지 시행 및 분양을 통한 매각 ▶매각대금 일부 현물출자 등의 매각 방식에 대한 장단점을 제시할 것을 용역사에 요구했다. 용역을 맡은 삼일회계법인은 이듬해 2월 ‘원형지 매각 방식’은 매각 절차가 간소하지만 팔릴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결과보고서를 제출했다. IPA가 예상한 그대로였다.

 삼일 측은 그 대안으로 투자자 모집이 쉽고 토지 매각 가치 상승 효과가 있는 ‘산단 인허가 조건부 매각’을 제시했다. IPA가 산단 인허가를 지원하거나 직접 민간사업자와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울 경우 원형지로 파는 것보다 실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었다. 하지만 IPA는 보고서 결과를 무시했다. 산단 조성은 IPA의 목적이 아니라 부지를 사들인 민간사업자가 해결할 일이라는 논리였다. 비핵심자산으로 분류된 이 땅을 팔아서 인천신항과 남항 신국제여객부두 개발에 투자하는 일에만 골몰했다.

 IPA의 ‘몽니’는 계속됐다. 제한된 용도에 도로조차 없는 나대지(82만5천338㎡)를 통째로 팔겠다고 억측을 부렸다. IPA는 2016년 2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최대 2천819억 원에 공개 매각을 추진했지만 7차례나 유찰됐다. 이후 2천255억 원에 두 차례 수의계약을 진행했지만 모두 불발됐다.

 북인천복합단지와 함께 비핵심자산으로 분류된 골든 하버 터도 마찬가지다. 골든 하버는 송도국제도시 9공구 남항 신국제여객터미널 일대 113만8천823㎡에 배후부지를 짓는 대규모 투자유치 사업이다. 2014년부터 매각을 추진했지만 제자리걸음이다. IPA는 머리를 잘못 굴려 빚을 내 사업하는 꼴이 됐다.

 IPA는 최근 항만위원회를 열어 올해 1천900억 원 규모의 공사채를 발행하기로 했다. 신국제여객터미널 부두 건설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서다. IPA의 부채 규모는 7천억 원에서 8천900억 원으로 늘었다. 부채비율 역시 2012년 21.80%에서 2016년 33.08%로 높아졌다.

김덕현 기자 kd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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