荊妻(형처)/荊 가시나무 형/妻 아내 처

가시나무 비녀를 꽂은 아내라는 뜻으로, 남에게 자기 아내를 낮춰 일컫는 말이다. 후한(後漢) 때 양홍(梁鴻)의 아내 맹광(孟光)은 박색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힘이 세고, 마음씨도 상냥해 사방에서 혼담이 들어왔다. 맹광은 서른이 되도록 시집을 가지 않고 버티다가 양홍이라는 돼지치기에게 시집을 가기를 청하였다. 맹광의 아버지는 양홍에게 청혼했고, 이것이 받아들여지자 맹광은 양홍의 희망대로 무명치마에 트레머리를 하고 소박하게 생활했다.

 당시는 왕망(王莽)의 신(新) 왕조에 반항하는 반란이 각지에서 끊임없이 일어나던 시기였다. 반란군 쪽에서는 양홍의 학식과 인품이 높음을 평가해 유혹했지만, 양홍은 맹광과 함께 몸을 피했다가 결국은 吳(오)나라에 가서 날품팔이를 하며 숨어 살았다.

 이런 상황에서도 맹광은 매일 가시나무 비녀를 꽂고 무명치마를 입고서 ,예의를 차려 밥상을 눈썹 높이 들어 공손히 남편에게 식사를 권했다(擧案齊眉)고 했다.  <鹿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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