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외국인 택시 승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인천법인택시 카드 결제가 안 되기 때문이다. 해외 카드 전체 매입처인 KEB하나은행에서 코드값 오류로 승인이 되지 않고 있다.

22일 인천시에 따르면 3월 초부터 인천법인택시 약 3천 대(40개 법인) 단말기(이비카드)를 IC단말기로 교체했다. 한국스마트카드를 쓰는 1천여 대(20개 법인) 단말기도 7월 20일 이전 모두 IC단말기로 바꾼다.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에 따라 전국 택시는 IC단말기를 설치해야 한다. 시는 올해 IC단말기 교체비로 법인택시 10억770만 원, 개인택시 11억3천400만 원을 책정했다.

공항 내 인천법인택시는 100∼120대가 운행 중이다. 하루(24시간) 평균 6회 손님을 맞고 이 중 2회 정도 외국인 승객이 탄다. 우리나라 카드와 달리 해외 카드는 교통카드 기능이 없어 갖다 대는 ‘태그’ 결제가 되지 않는다. 신용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해외 카드는 모두 하나은행에서 승인을 받는다. 해외 카드 승인은 택시 단말기→이비카드→롯데카드→하나은행 순으로 이뤄진다. 마그네틱 코드값을 읽어야 승인되는데, IC카드는 보안이 걸려 있어 인식이 되지 않는다. 이것을 하나은행이 검색(확인)해 풀어 줘야 하는데 이 부분에서 오류가 나고 있다.

이비 측은 이비와 롯데, 하나은행 3자간 EMV2(국제보안규격인증)값이 맞지 않는 것으로 보고 급히 시스템을 수정하고 있다. 언제 고쳐질지 아직 확답이 없는 상태다. 택시기사들은 외국인 손님에게 현금 결제를 부탁하고 있다.

시는 자구책으로 해외 카드를 뒤집어 넣었다가 ‘미인식’ 상태가 되면 IC단말기가 마그네틱을 인식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하지만 이 방법도 인식이 잘 안 되는 등 오류가 있다고 기사들은 설명했다.

서울·경기택시도 2016·2017년부터 순차적으로 IC단말기로 바꿨지만 이 같은 현상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 서울은 99% 한국스마트 단말기를 쓰고 있고, 경기는 이비와 한국스마트 단말기를 혼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IC단말기 교체 사업을 주도하는 금융위원회가 교통시장을 간과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시 관계자는 "이비에 오류를 빨리 해결하라고 공문을 보냈다"며 "자구책이 손에 익지 않아서 그렇지 차근차근 하면 결제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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