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시 계양구에 거주하는 결혼이주여성 임지연 씨가 자신의 의견을 전하고 있다. 
 우제성 기자 wjs@kihoilbo.co.kr
▲ 인천시 계양구에 거주하는 결혼이주여성 임지연 씨가 자신의 의견을 전하고 있다. 우제성 기자 wjs@kihoilbo.co.kr

"아직도 이주민들에 대한 시선은 곱지가 않아요. 저희도 반듯한 한국 사람인데… 같은 국민이 아닌 이방인 취급을 받는 느낌입니다." 국내 생활 12년 차인 결혼이주여성 임지연(41) 씨의 응어리다. 그의 가슴 한 구석은 늘 멍이 져 있다. ‘차별’이란 단어 때문이다.

중국인이었던 임 씨는 지금은 엄연한 대한민국 국민이다. 2009년 귀화했으니 벌써 10년 째다. 그는 중국 남부 푸젠성(福建省)의 작은 도시 출신이다. 사범대학을 졸업하고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던 임 씨는 2000년대 초반 유학생이었던 지금의 남편을 만났다. 남편의 청혼으로 현지에서 결혼식을 올린 뒤 곧바로 인천 계양에 삶의 터전을 마련했다. 임 씨는 대학을 다니며 결혼이주여성의 적응교육과 상담을 해주고 있다.

그는 이주민에 대한 사회 인식이 전보다는 많이 좋아졌다고 한다. 현실은 그렇지 않다. 중국이나 동남아, 중앙아시아 출신 이주민들에게는 아직도 배타적이다. 한국인들은 이러한 편견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반면, 이주민에게는 커다란 상처로 와 닿는다. 임 씨와 같은 이주민에 대한 편견 없는 지역사회를 만들어야 할 명분이다. 문화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줄 아는 성숙한 시민의식이다. 여기에 ‘함께’라는 인식도 지역사회가 만들어야 한다.

이주민들 역시 일자리가 절박하다. 일자리 수도 부족한데, 질도 형편없다. 단기 계약직이나 공공근로 등이 태반이다. 이들은 능력과 실력을 발휘할 곳을 간절히 원한다. 그래서 인지, 이주민들은 이번 지방선거에 관심이 많다. 임 씨도 귀화 이후 두 번째 참여다. 그는 지난해 초 촛불집회에서 주권의 본성을 가족과 함께 느꼈다. 중국에서는 맛볼 수 없었던 것이다.

임 씨는 민주주의의 버팀목은 움직이는 국민에 있다고 믿는다. 극성맞다 싶을 정도로 6·13 지방선거에 관심을 쏟는 이유다. 그는 가족과 인터넷 등을 통해 지방 선거 관련 뉴스와 지역 후보의 이력을 꼼꼼히 챙기고 있다. 허투루 투표를 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임 씨는 "아직은 선거에 나온 후보의 이력이나 공약 등을 이해하기 힘드나 지역주민이 무엇을 원하는 지 잘 이해하는 지혜로운 머리와 가슴을 가진 후보를 선택할 것"이라고 했다.

우제성 기자 wjs@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