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이 미세먼지로 몸살을 앓고 있어 야외에서 유산소운동을 해야 하는 운동선수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쉬지 않고 뛰어야 하는 축구선수 중에서도 ‘성장기’ 유소년 선수들의 피해가 크다.

미세먼지 흡입 문제는 기관지 건강에 그치지 않는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글로벌 보건연구소는 미세먼지에 노출된 어린이들은 뇌 발달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미세먼지에 많이 노출될수록 기억력 등 인지 기능 발달에 지장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세먼지의 위험성을 인지한 대한축구협회는 관련 대책을 내놨다. 전국초중고축구리그 운영규정에 미세먼지와 관련된 경기 연기 규정을 삽입했다. 신설된 운영규정 6장 5조(경기 일정의 변경) 5항에 따르면 경기가 열리는 지역에 미세먼지 경보가 발동할 경우 해당 시도조직위원회는 경기 일정 연기를 할 수 있다.

문제는 경기를 연기할 수 있는 미세먼지 규정이 지나치게 높다는 점이다. 환경부의 미세먼지 경보 규정에 따라 ‘미세먼지 농도 300㎍/㎥ 2시간 이상, 초미세먼지 농도 180㎍/㎥ 2시간 이상 지속 시’에 경기를 연기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규정을 유소년 선수들의 경기 연기 기준으로 삼기엔 무리가 있다는 의견이 많다. 최악의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린 26일 서울(오후 4시 기준)의 미세먼지 농도는 93㎍/㎥였다. 규정대로라면 유소년 선수들은 이날보다 약 세 배 이상의 미세먼지 속에서도 경기를 치러야 한다.

관련 규정을 강제할 수 없다는 것도 문제다. 시도조직위원회가 경기 강행 방침을 세울 경우 이를 막을 수 있는 장치가 없다.

대한축구협회는 관련 규정을 수정하겠다고 밝혔다. 곽태호 리그 경기운영부장은 26일 전화통화에서 "빠르면 29일 축구협회 임원회의를 거쳐 관련 기준을 수정할 수 있도록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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