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6·13 지방선거와 관련해 여러 후보자들이 발송하는 메일이나 문자가 하루가 멀다 하고 수십 통씩 날아온다. 공약이나 홍보내용을 담은 문자들이 마치 태풍이 몰고 오는 비바람처럼 정신없이 쏟아져 나온다.

 그러던 어느 날 오후,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을 즈음 휴대전화가 울린다. "XXX후보 사무실입니다, 메일로 보도자료를 보냈으니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곧바로 메일을 확인했지만 송고 시간도 지났기에 대충 훑어 본 후 사무실을 나오다가 이번 선거에 관심이 많은 한 시민을 만났다. 메일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기도 전에 먼저 그 후보에 대한 문제점을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유능한 사람이 이천시 발전을 위해서 출마하는 것은 좋은 일이기는 하겠지만 시민을 위해 일을 하겠다는 사람의 처사는 아니지 않느냐며 목소리를 높인다.

 그 다음 날 한가한 시간에 문제의 후보자 사무실로 전화를 걸어 문의해보니 시민의 이야기가 맞았다. 그래서 어제 받은 그 보도자료를 다시 한 번 꼼꼼히 읽어봤다. 제대로 얼굴도 비추지 않고 인터뷰 형태로 쓴 자료를 보낸 것을 보니 마음이 급한 것은 이해는 간다. 하지만 시민뿐만이 아니라 기자를 얼마나 가벼이 여겼으면 이런 자료를 보냈을까 싶었다.

 그래서 그후 며칠간 그 후보자의 기사가 다른 언론에 나오는지를 확인했지만 전혀 보이지 않아 천만다행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안심도 잠깐. 엊그제 SNS에서 그 후보를 인터뷰한 내용의 기사가 눈에 들어왔다. 이 신문사의 기자는 어떤 생각으로 이 기사를 썼을까 하는 생각을 잠시나마 해보게 된다.

 앞에서 한 시민이 이야기한 것처럼 이천의 미래를 위해 큰일을 할 만한 재목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하지만 내 생각에는 아무런 확인 절차도 없이 홍보문을 거의 그대로 올렸을 것으로 추측한다. 내가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몰라도 이것이 이 지역 언론계의 현주소라는 생각에 내 마음은 더욱 더 씁쓸해진다. 열심히 발로 뛰며 사실에 입각한 정확한 내용을 보도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언론인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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