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메뚜기 정치인의 행보가 각양각색이다. 선거철만 되면 당선에 유리한 곳을 찾아 당적을 옮겨 다니는 인사들이 부지기수로, 이번 7대 인천시의원들의 모습 역시 그렇다. 지역 정가 등에 따르면 이미 상당수 시의원이 당적을 옮겼다.

이처럼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당·야당·무소속 또는 신당을 오가며 당적을 변경하는 정치권 인사들은 구국의 결단이라느니 애국애족이니 하는 구차한 변명을 늘어 놓고 있지만, 결국은 이해득실을 따져 이합집산을 거듭하고 있을 뿐이다.

 철새는 계절에 따라 이동하는 새를 말한다. 국회의원을 비롯해 지자체 장, 시·군·구 의원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이익에 따라 이 당에 있다가 저 당으로 옮기고 또 다른 당으로 철새처럼 옮겨 다니는 안스러운 모습이 바로 ‘철새 정치인’의 모습이다. 정치적 이념이나 가치관이 전혀 다른 위치에 있으면서도 이 당 저 당을 오가는 정치인에 대한 정체성 논란은 차치하더라도, 주민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철새정치인이 유력 후보자로 나서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바라건대 출마 후보자들은 다시 한 번 자신을 돌아보기 바란다. 자질과 덕목과 감각을 모두 갖춘 완벽한 정치인이 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무엇을 위해서 정치를 하려고 하는지, 남보다 경쟁력이 얼마나 있는지, 진정 국민이나 지역주민을 위해 헌신할 자세가 돼 있는지를 돌이켜보고, 정치인으로 살아가기에 자질과 덕목을 갖췄는지 정무적인 판단을 제대로 잘 할 자신이 있는지도 스스로 판단을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부족함을 안다면 정치인의 꿈은 접어야 마땅하다.

 우리는 촉망받고 유능하게 보였던 젊은 정치인이 짧은 정치생활을 마감한 경우나 정치 입문의 기회에서 매번 주저앉을 수밖에 없었던 만년 정치인의 안타까운 모습도 흔하게 보아왔다. 그만큼 정치인의 길은 어렵다. 따라서 이번 선거 출마자들은 자신의 영달이 아니라 진정으로 국민을 위해 봉사한다는 자세로 출마를 결심해야 할 것이다.

또한 정당들은 외연 확장과 선거 승리 등 여러 측면을 고려하겠지만, 영입 인사 면면에 실망할 지역 주민을 생각한다면 후보영입에 신중을 기해 주기 바란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는 당선에 급급해 이 당 저 당 옮겨 다니는 철새정치인들 선거판이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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