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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운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

동계 평창올림픽을 성공적이라고 평가한다. 우선 유치 단계부터 개최까지, 준비한 관계기관의 엄청난 수고(?)와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하겠지만 평창지역 주민들이 감수했던 불편함, 그것에 이르기까지 다 표현할 수 없는 노력이 성공적이라는 결과로 나타났다.

강원도 한적한 지역으로만 알려져 있고, 사람이 없는 추운 겨울을 보내던 지역, 이제는 세계 사람들의 가슴에 새기는 계기가 됐을 것이다. 강원도의 문화와 눈이 오면 신던 설피도, 강원도 먹거리도, 강원도의 넉넉한 인심도 소개됐다.

 평창올림픽 감동의 시작은 송승환 감독의 한국 전통을 이끌어낸 개막식이다. 개·폐회식의 예산은 700억 원. 지난 소치올림픽의 절반 수준이다. 예산상 소치올림픽 출연자가 2천 명이 넘었지만 송 감독이 계획한 출연자는 500여 명이다. 한국의 전통을 강조하기 위해 숫자 5를 강조한 동양 음양오행의 오(五), 올림픽의 오륜기, 평창의 눈 결정체 모양 로고가 탄생하게 된다.

한국전통을 소재로 한국을 알리는 브랜드를 고민하고 화합과 조화를 강조했다. 전통은 우리의 문화유산에 근본을 뒀던 것이다. 음양오행에서 오각형, 오방색 등 한국적인 것이 세계로 통한다는 것을 알리는 기회가 됐다. 전통에 근간을 두고 드론과 로봇을 이용해서 최첨단의 기술을 접목, 미래의 기술과 전통을 합한 성공적인 올림픽을 이끌어 냈다.

 개회식과 폐막식은 국가 브랜드를 높이는 절호의 기회이고, 그 효과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2016.12)의 ‘자원봉사자의 사회적·경제적 가치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자원봉사 활동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최소 1조9천641억 원에서 최대 3조2천924억 원으로 발표됐다. 경제적 효과도 있었고 대한민국이 하나 되고 더 나아가 세계가 하나 되는 것을 평창에서 확인했다.

 자원봉사자는 관중 안내, 교통 안내, 선수단 지원, 의료단 지원 등 244개 직무에서 2만1천600명(패럴림픽 6천600명 포함)이 봉사활동을 펼쳤다. 자원봉사자는 10대에서 70대까지 다양한 연령으로 ‘역사적 순간을 경험하고’, ‘국가에 봉사할 것을 찾아서’ 등 여러 이유에서 16.6대 1의 경쟁을 넘어선 사람들이다.

추운 겨울날 개막식에서 한 시간 넘게 다양한 춤을 추웠던 자원봉사자(69명)들이 평창올림픽 성공 요인의 한축이 됐다. 그들이 자원봉사자들에게 관심을 갖는 기회가 됐다. 자원봉사는 스스로 자신의 결정에 따라 기쁘게 봉사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에게는 어떠한 것보다 ‘수고했다’, ‘감사했다’가 최고의 영예가 될 것이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 자원봉사의 문제는 입시와 연관이 돼 있다는 점이다. 자원봉사가 시간으로 입시에 적용되다 보니 ‘대가’라는 인식이 생기고, 자원봉사자들의 자발적인 봉사가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는 점도 나타났다.

 그렇지만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적 봉사가 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마치는 일등공신이 됐다. 자원봉사가 없으면 운영 자체가 불가능한 곳이 늘어나면서 자원봉사자들의 생각과 주최 측이 서로 다른 수고를 요구하게 되고 다툼이 생겨나는 것이다. 자원봉사는 순수성에서 출발한다. 그 순수성을 간직할 때 그 봉사가 빛을 발하는 것이다. 그러니 입시와 연결돼서도 안 되고, 주최 측(어느 부서나 어느 단체이든)은 자원봉사의 순수성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 자원봉사는 자신에게 맞는 것, 자신이 할 수 있는 범위에서 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인천을 사랑하는 한 가지 방법으로 내 주변의 문화유산에 관심을 갖고 그것을 이야기하는 봉사부터 시작하자. 내가 사는 고장의 문화유산을 알고 그것을 이야기 할 때, 살아 있는 이야기가 되고 고장을 사랑하는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 자원봉사의 방법이 다양하지만, 자기가 태어나고 살아 온 지역을 소개하는 문화유산을 알리는 방법을 추천한다.

 평창이 알려진 것처럼 인천을 알리기 위해서 인천이 가진 문화유산을 내가 직접 이야기하고, 내가 관심을 가질 때 인천을 사랑하는 애인(愛仁)의 한 사람이 되지 않을까. 자원봉사와 문화유산! 멋지고 야무진 꿈을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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