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여간 강원 춘천지역에서 불법으로 각종 이권 사업을 독점해 온 ‘통합춘천식구파’ 두목과 조직원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북부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강원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와 공조해 범죄단체 구성·활동 등의 혐의로 통합춘천식구파 두목 A(48)씨 등 12명을 구속하고, 조직원 5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7일 밝혔다. 또 A씨가 조직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필리핀에서 운영한 불법 도박사이트 관계자 C(48)씨 등 28명을 도박장 개장 혐의로 검거해 이 중에서 3명을 구속하고 2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조직은 2011년 6월 춘천지역 토착폭력배 4개 조직을 통합해 통합춘천식구파를 결성, 유흥업소·보도방·사채업 등 각종 이권 사업을 독점하며 다른 조직폭력배들과 대치하는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2011년 6월 강원도 홍천에서 결성식을 개최한 뒤 두목으로 추대된 A씨는 장례식장 조화 납품사업을 독점하기 위해 조직원을 동원, 기존 사업자들에게 사업을 포기하도록 협박했다. 2012년에는 조직원들을 시켜 노래방에서 도우미를 불러 술을 마신 뒤 불법 영업을 했다며 112에 신고하는 등 영업을 조직적으로 방해해 보도방 영업도 독점해 갔다. 2013∼2014년에는 다른 지역 사채업자들을 협박해 영업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사채업에도 손을 대 조직사업을 정비했다.

이들은 이 과정에서 탈퇴한 조직원을 야산으로 끌고 가 구덩이에 묻고 휘발유를 뿌릴 듯이 위협하고, 술집 등에서 조직원들을 동원해 흉기로 위협하는 등 위력을 과시했다. 또 충성을 맹세한다며 핵심 조직원 6명이 모두 자신의 새끼손가락을 한 마디씩 자르기도 했다.

특히 A씨는 조직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2015년 3월부터 작년 9월까지 필리핀에서 1천600억 원 규모의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 28억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경찰 수사를 받는 조직원들에게 "조직과 큰형님에 대해 진술하면 나중에 가만두지 않겠다"며 협박하고, 조직 보호 차원에서 진술한 조직원은 변호사 비용을 지원하는 등 수사를 방해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신기호 기자 sk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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