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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순휘 청운대 교수
국방개혁 2.0에 대한 평가는 개선이 아니라 개악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하는 점이 있었는데 이번에 언론을 통해 나온 미사일전력의 대량 조기 집중 강화에 대해 기대하는 바가 크다. 이번에 국방부가 북한의 전면전 도발 시 북한 전역을 초토화할 수 있는 지대지, 공대지, 함대지 등 다양한 탄도미사일을 2600기 규모로 조기에 확보한다는 방안은 만시지탄이지만 그나마 다행이다. 국방개혁 2.0은 한국군 주도의 공세적 신(新)작전 수행 개념으로 기획됐으나 초기에 북한으로부터 기습적인 포병 사격을 받기만 한다면 한국군은 초전에 치명적인 타격을 받게 돼 신작전 수행 개념은 ‘빛 좋은 개살구’가 될 수도 있다. 그런 가운데 우리 군이 한반도 비핵화를 추구하면서 미사일 전력을 보강하는 것은 비대칭전력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르게 세우는 바람직한 전략전술적 판단이라 할 것이다.

 장차 예상되는 한반도에서의 전쟁 양상을 분석해보면 최초 북한군의 기습적인 포병 화력의 무자비한 공격 준비 사격이다. 이런 북한군 포병화력 위협은 일찍이 분석됐는데 실질적인 대비 전력면에서 한국군의 미사일 전력 배비가 한심하게 지연돼 온 점이 있다. 이점은 국방부의 각성을 촉구하고 이번에 최단 시간 내 미사일 전력을 대규모로 증강해 유사시 즉각적인 대포병화력 응징 능력을 구비하는 것은 매우 잘한 것이다. 작금의 북한 군사위협은 ‘핵과 미사일’로 요약할 수 있다. 북한군이 핵·미사일 및 대량살상무기(WMD)로 위협하는 군사전력의 ‘불균형의 불균형(Unbalance of Unbalance)’ 양상이 조성되면서 안보에 대한 국민적인 우려가 가장 크게 증폭돼 있다.

 군사적으로 한미 연합전력의 목표는 평시 한반도에서의 전쟁억제력(War Deterrent Power) 유지로 북한의 도발을 통제하고, 유사시에는 한미연합전력으로 전장의 승리를 달성하는 것이다. 따라서 주한미군의 전략무기 자산의 배치운영은 한국군의 취약한 대칭과 비대칭전력의 보강으로 ‘불균형의 균형(Balance of Unbalance)’을 유지하기 위한 한미연합작전 상의 유일한 균형전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남북 해빙무드에 편승해 북한을 자극한다는 명분으로 미군의 전략자산 전개 연습까지 거부하는 것은 하책(下策)이라 할 것이다. 반면에 북한군은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스커드·노동·무수단 미사일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다양한 전략미사일을 포함해 1천~2천 기의 탄도미사일을 실전 배치한 상태로 한국군에 비해 미사일 전력이 절대 우위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현재 한국군은 지대지 미사일 현무 2-B(사거리 500km), 현무 2-C(800km)외에 지대비 함대지용 현무 3-A(500km),현무 3-B(1천km), 현무 3-C(1천500km)와 잠대지 미사일 등을 실전배치 및 개발 중이다. 현무계열 미사일은 500~700기 정도 보유한 정도이다. 우리 군은 미사일의 파괴력을 증강하기 위해 1~2t의 탄도미사일 개발에 집중하면서 3~4t 규모의 탄도미사일도 독자적으로 개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더불어 북한군의 장사정포 위협을 대비한 전술지대지 탄도미사일(KTSSM)을 개발해서 집중 타격하기 위한 별도의 화력여단 창설도 검토한다고 한다.

 만일 전면전이 일어난다면 핵무력 배제된 상태로 우선 재래식 화력전으로 시작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서울~평양 간 200km로 종심이 짧은 한반도 전구(戰區)에서는 재래식 무기의 치열한 격전이 예상된다. 북한이 수도권에 장사정포 공격과 미사일 공격을 포함한 전면전 도발 시 우리 군도 대량응징보복(KMPR)과 3축체계로 적의 주요 표적(700여 개)을 신속히 초토화하고 ‘공세적인 종심기동전투’로 전환해 ‘최단시간 내 최소희생’으로 전승한다는 국방개혁 2.0의 신작전 수행 개념이 탁상공론(卓上空論)이 아니라 준비한 대로 싸워 이기는 군의 전력화에 전념해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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