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축구대표팀 손흥민이 28일(한국시간)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을 가상한 폴란드와의 평가전 전반, 두 번째 골을 허용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 한국 축구대표팀 손흥민이 28일(한국시간)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을 가상한 폴란드와의 평가전 전반, 두 번째 골을 허용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축구대표팀이 2018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 가상대결에서도 패배했다. 스웨덴전을 대비해 북아일랜드와 치른 경기(1-2)에 이어 ‘유럽 원정 평가전’ 전패다. 대표팀은 28일(한국시간) 폴란드 호주프의 실레시아 스타디움에서 열린 폴란드와 경기 전반 두 골을 내줬다. 이후 후반 41분 이창민(제주) 만회골, 1분 뒤 황희찬(잘츠부르크) 동점골로 균형을 맞췄지만 추가시간 결승골을 헌납해 2-3으로 무릎을 꿇었다.

대표팀이 유럽 원정 2연전을 통해 찾으려 한 것은 에이스 손흥민(토트넘)의 활용법이다. 신태용 감독은 폴란드전에 ‘손흥민 원톱 카드’를 들고 나왔다. 득점력을 극대화하려는 의도였다. 그러나 상대 수비수의 집중 견제에 고전했다. 득점 기회는 둘째치고 상대 수비진영에서 섬처럼 고립됐다. 사실상 ‘손흥민 원톱’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다.

강팀들의 날카로운 공격에 대비한 ‘스리백(3-back) 실험’도 성과는 없었다. 신 감독은 폴란드전 수비진에 왼쪽부터 김민재(전북)-장현수(FC도쿄)-홍정호(전북)가 늘어서는 스리백을 가동했다. 수비벽 강화와 더불어 ‘좌우 윙백’인 박주호(울산), 이용(전북)의 가세로 ‘5인의 방어벽’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 감독은 선제골을 내주며 경기가 풀리지 않자 김민재를 빼고 황희찬을 투입해 기존 포백으로 전환했다. 작년 10월 러시아(2-4 패), 모로코(1-3 패)와 평가전 때 스리백을 썼다가 낭패를 당했던 악몽이 되풀이됐다. 김진수의 부상 이탈로 포백 수비진 멤버를 확정하지 못한 지금, 수비 불안 문제는 월드컵 본선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소가 될 전망이다.

온갖 악재 속에서 희망이 없었던 건 아니다. ‘손흥민 원톱’을 대신할 ‘손흥민+황희찬’ 카드의 가능성을 엿봤기 때문이다. 폴란드전 초반 공을 제대로 잡아 보지 못했던 손흥민이 활기를 띤 시점은 전반 38분 황희찬이 투입됐을 때다. 황희찬의 활발한 움직임 속에 손흥민에게 연결되는 공도 더 많아졌다. 손흥민-황희찬 듀오는 각각 1도움과 1득점을 기록했다.

손흥민은 "희찬이가 좋아하는 플레이가 뭔지를 알고, 희찬이도 내가 좋아하는 플레이가 뭔지를 알아서 서로서로 맞아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황희찬도 "앞으로 더 맞춰 나가면서 더 좋은 콤비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희찬이 ‘손흥민 파트너’로 합격점을 받았다면 김신욱(전북)은 물음표를 남겼다. 그는 북아일랜드전에서 손흥민, 권창훈과 스리톱의 한가운데서 출격한 뒤 경기 도중 손흥민과 투톱으로 나섰다. 김신욱은 A매치 4경기 연속골을 기록 중이었고, 손흥민 역시 3월 들어 소속팀 골잡이로 펄펄 뛰고 있었지만 시너지는 약했다. 체격 조건의 강점을 발휘하지 못한 채 빠르고 힘 좋은 북아일랜드 수비수 사이에서 고전한 김신욱은 손흥민에게 집중된 수비를 막지 못했다.

김신욱은 폴란드전에선 후반 교체 투입돼 황희찬과 투톱을 이뤘다. 2선에 내려온 손흥민이 대표팀의 득점을 만들어 내긴 했지만 전방에서의 김신욱은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않았다.

신태용 감독은 "지금은 우리가 월드컵을 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굳이 무리해서 선수들을 다치게 할 필요가 없다"며 공격조합 실험보다는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에 더 무게를 실었다. 두 차례 평가전 모두 종료 직전 실점한 데 대해선 "선수들이 끝까지 집중력과 정신력을 놓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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