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동계올림픽으로 연기됐던 한미 합동군사훈련인 독수리 연습이 예정대로 1일부터 시작됐다. 한국과 미국 양국 군의 연례 합동군사훈련인 독수리 연습은 병력과 장비를 야외에서 실제로 이동시키는 기동 연습으로, 4주 동안 우리 군 30여만 명과 미군 1만여 명이 참가한다. 또한 이달 23일에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위주의 지휘소 연습인 키리졸브 연습이 시작된다.

 독수리 연습은 보통 3월 초에 진행했지만 올해는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 기간이 겹쳐 일정이 늦춰졌고, 훈련 기간도 4주로, 작년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또한 한국과 미국은 이번 독수리 연습에서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를 최소화하는 등 강도를 낮추고 공격보다는 방어 위주로 진행하며 언론 공개도 최소화할 방침이라고 한다.

 독수리 연습은 한·미 연합방위체제의 핵심이자 근간이고 나아가 동맹의 상징이다. 한미 양국 군은 연합훈련을 통해 양국 군사작전체계를 점검하고 방위력을 제고하면서 궁극에는 전쟁 억지력을 확보하고 유지해왔다는 점에서 단순한 훈련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은 필수적 훈련이다.

아울러 국가 안보적 측면에서도 이유를 막론하고 군사훈련을 거르거나 축소시키는 것은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모험적 조치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주지하다시피 북의 거듭된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로 남북, 북미 간 극한대결 양상으로 치닫고 요동쳤던 한반도 상황이 정상 회담 개최로 급반전하며 모처럼 만에 대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특수 사정을 감안하지 않을 수도 없다.

 다만 우리가 경계할 것은 이런 조치들이 우리의 안보태세를 흩트리고 우리 군의 전투준비태세 이완으로 이어지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북한의 비핵화는 현재까지 어떠한 합의나 조치도 없는 말뿐인 상태다.

따라서 군은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 조치를 이행해 남북 관계가 완전히 개선될 때까지 그 어떤 일이 있어도 한미 연합방위체제와 태세를 공고히 유지해야 한다. 한미 양국 군은 비록 훈련 규모가 현저히 축소되고 훈련 기간도 짧아졌지만, 주어진 조건에서 최대한의 성과를 거두도록 내실 있게 진행해 동맹관계를 재확인하고, 한반도 안보 불안 우려를 불식시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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