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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대유 전 인천경제청 차장이지난 2017년 10월 26일 인천시의회 운영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송도6·8공구 개발이익 환수 관련 제2차 행정사무조사에서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 = 기호일보 DB
"개발이익금을 산출하기 위해 송도랜드마크시티유한회사(SLC)에 자료를 요청해 만든 연구보고서가 아니며 공사비, 분양가 등의 각종 정보는 아파트 분양 홈페이지를 보고 만들었다."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바른미래당 인재영입 1호인 정대유 전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차장이 ‘최초’ 공개 자료라고 내놓은 인천발전연구원의 ‘송도 6·8공구 공공성 확보방안 정책연구과제’를 직접 작성한 A연구위원이 한 말이다.

정 전 차장은 이날 이 보고서에 따라 송도 6·8공구 개발이익금은 9천474억여 원으로 땅값 차액만 5천253억 원이며, 총 1조 원이 넘는 개발이익이 SLC에 돌아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A연구위원은 이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송도 6공구 A11·13블록 등지에서 진행 중인 힐스테이트레이크 송도1·2차 아파트 분양 관련 정보는 온라인상에서 퍼다가 취합해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 즉, 인발연은 향후 있을 개발이익 환수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인천경제청이 2016년 하반기에 의뢰한 이 보고서를 만들면서 분석 대상(SLC)으로부터 재무·회계 자료를 요청조차 하지 않았다.

정 전 차장의 말대로 2015년 시와 SLC가 맺은 사업조정 합의서에 근거한 땅값(3.3㎡당 300만 원)에 당시 시세라고 판단한 810만 원을 적용해 단순 차액을 구한 것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SLC가 2006∼2015년 송도 6·8공구 랜드마크 조성 등을 위해 이 구역에 쏟아부은 860억 원의 기 투입비를 비롯해 중앙호수 앞 고급 프리미엄 아파트를 만들기 위해 들어간 실제 공사비,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금융비용, 법인세, 인건비, 관리비 등 제반 비용은 이번 용역에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관련 업계는 SLC의 기 투입비 860억 원과 최근까지 인천경제청에 지불한 A11·13·14블록의 땅값 1천548억 원, 이 구역 3.3㎡당 공사비 460만 원 정도만 적용해도 A11·13블록의 개발이익은 마이너스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 SLC 기 투입비가 정산되는 A14블록부터는 인발연이 분석한 초과이익의 3분 1 정도가 나올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내다봤다. 인발연은 A11~A16블록 등 SLC의 7개 블록에서 블록별 평균 700억여 원, 총 4천671억여 원의 초과이익이 나온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인천경제청과 SLC는 1년이 넘게 개발이익 정산을 위한 실사와 계산을 현재도 벌이고 있지만 블록별로 얼마가 남는지 잠정치도 못 내고 있다.

인천경제청은 "용역 보고서는 국회, 인천시의회, 검찰청, 국민권익위원회 등에 다 공개된 내용이며, SLC의 예상수익금 9천여억 원은 토지가격을 이중으로 계산한 것으로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원가 분석 근거도 없는데다 필지별로 700억 원, 총 1조 원이 남는다면 우리나라 건설업계가 가만히 있었겠느냐"며 "비현실적인 보고서에 반박할 가치조차 못 느낀다"고 했다.

김종국 기자 kj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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