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의 한풀이는 챔피언결정전 다섯 번째 도전 만에 이뤄졌다. 2010-2011시즌부터 3년 내리 챔피언결정전에 올랐지만 그때마다 삼성화재의 벽을 넘지 못했다. 2016-2017시즌엔 정규리그 1위로 챔프전에 직행하고도 현대캐피탈에 2승3패로 져 고배를 마셨다.
절치부심 끝에 2017-2018시즌을 맞은 대한항공은 정규리그 3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플레이오프에서 삼성화재를 따돌렸고, 1년 만에 챔프전에서 다시 만난 현대캐피탈에 설욕했다. 챔프전 정상에 오른 남자팀은 이제 삼성화재(8회), 현대캐피탈(3회), OK저축은행(2회) 등 4개로 늘었다.
대한항공은 실업 시절인 1984∼2004년 ‘백구의 대제전’으로 유명한 대통령배대회·슈퍼리그 시절에도 우승 근처에 가 보지 못했다. 매번 고려증권·현대자동차서비스·삼성화재에 밀렸기 때문이다. 프로 출범 이후 정규리그에선 두 차례 우승했고 이벤트 성격의 컵대회는 세 차례 제패했다. 기나긴 아쉬움의 세월을 딛고 얻은 ‘챔피언 타이틀’은 그래서 더 값졌다.
대한항공 주장이자 주전 세터 한선수(33)는 ‘노련한 토스’로 챔프전 최우수선수(MVP) 영광까지 안았다. 그는 기자단 투표 결과 29표 중 절반에 가까운 13표를 얻었다. 2007년 대한항공에 입단해 12년간 팀의 산전수전을 몸소 겪었던 그는 눈물을 펑펑 쏟았다. 한선수는 눈물의 의미에 대해 "그동안 항상 챔프전까지 가고도 무너진 게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꼬리표를 지우는 게 가장 힘들었다. 그 모든 걸 이겨내고 결국 우승했다는 사실이 가장 기뻤다"고 설명했다.
최유탁 기자 cyt@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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