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무대에서 ‘실패를 통해 교훈을 주는 인물’의 리스트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형주의 지배자 유표다. 그는 젊은 시절에 팔준(八俊: 여덟 명의 걸출한 인재)에 낄 정도였는데 나이가 들자 한심한 인물로 변했다.

그 이유는 여럿인데 우선 기득권을 잃지 않으려고 현실적 안주를 꾀해 장남을 몰아내고 후처 소생인 차남을 후계자로 택하려 했다. 이 무렵 제갈량이 유비 진영에 가담한 초창기였고, 유표의 후처가 제갈량에게는 처이모가 되는 관계였다. 유기는 살 방도를 찾고자 제갈량의 지혜를 빌리고자 해서 다락방으로 유혹하여 가르침을 청했다.

 제갈량이 "관계가 소원한 사람이 친한 사이를 이간질시킬 수 없다고 하잖소. 내 어찌 공자를 위해 꾀를 낼 것이오?" 하고 손사레를 쳤다. 흔히 새 친구를 사귀기 위해 옛 친구를 버리지 말라거나, 상대의 옛 친구들에게 거짓이나 이간질을 하지 말라는 경계 언어라고 할 수 있다.

 요즘 정당의 이합집산이 가관이다. 경쟁 상대의 틈새를 파고들어 온갖 거짓 정보를 늘어놓거나 다음 총선에 써먹을 살생부를 만든다고 한다. 정말로 해서는 안 될 일이다. <삼국지리더십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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