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주민 반발로 임대주택 사업 추진이 철회된 남동·선학경기장 유휴부지에 대한 인천시 출자계획안이 또다시 시험대에 오른다.

시는 이번에는 뉴스테이(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를 짓겠다는 말은 쏙 빼고 현물출자분을 원도심 부흥사업의 마중물로 활용하겠다는 명분을 내놨다.

시는 3일 열리는 인천시의회 제4차 본회의에서 아시안게임(AG) 경기장 제척부지인 남동·선학경기장 주변 유휴지 등에 대한 ‘2018년도 제1차 수시분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을 최종 심의한다.

시는 남동(4만6천여㎡)·선학(29만1천여㎡) AG경기장 일원 등 총 549억여 원의 가치를 지닌 33만7천여㎡의 땅을 인천도시공사에 현물로 출자해 공사의 부채비율을 낮추고 출자금 전액을 원도심 특별회계 기금으로 사용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 땅들은 2015년 말과 2016년 초에 걸쳐 지역주민들과 시의원들의 극심한 반대로 도시공사로의 출자를 통한 임대주택 건립안이 철회된 곳이다. 당시 주민들과 시의원들은 AG경기장 사후 운영비 조달 및 원도심 경쟁력 저하 등의 문제로 체육공원 조성 등을 요구했었다.

이번 상임위 심의에서 계양경기장 유휴부지(11만7천여㎡·183억여 원) 역시 심의 대상에 올랐으나 지역주민의 의견을 수렴한 이용범(민·계양3)의원의 반발로 출자 대상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상임위에서 연수구와 남동구를 지역구로 둔 의원들은 없었다.

시 기획조정실도 당초 지난달 11일 공유재산 3건의 취득과 4건의 처분안을 시의회에 제출하면서 AG경기장 제척부지는 담지 않았었다. 하지만 상임위가 열리기 사흘 전 이번 안을 심의에 포함시켰다.

기조실이 AG경기장 제척부지를 출자안에 넣으려 한다는 소식을 가장 먼저 접한 이한구(무·계양4)의원은 지난달 27일 열린 도시공사 업무보고에서 "시장 임기 말에 7대 시의회가 교체되는 틈을 타서 이런 행정행위를 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황효진 도시공사 사장은 "알겠다"며 "AG경기장 유휴지 출자를 공사에서 요청한 적이 없고 확정된 사항을 듣지 못했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사흘 후 열린 기획행정위 심의에서 황 사장은 "이번에는 과거와 상황이 바뀌었다"며 "이번 출자는 부채율을 낮출 뿐만 아니라 출자금 전액을 원도심 부흥에 쓴다"고 말했다.

김종국 기자 kj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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