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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실 전 인천시 교육위원회의장
때가 때인지라 자연히 사람들을 만나며 나누는 대화의 많은 부분이 다음 선거에 대한 내용이 많다. 특히 교육계에 있었기에 다음 교육감 선거에 대해 이런 저런 이야기를 건네준다.

 평소 교육과 관련한 다양한 인사를 만나게 되고, 특히 지금도 교육 현장에 있는 후배를 만나며 듣게 되는 가장 가슴 아픈 이야기는 본인들의 승진과 관련한 서글픈 하소연이다.

아직 평교사로 열심히 학생을 가르치며 멋진 교직 마무리를 위해 학교 현장에서 교장을 기대하며 이제까지 열정을 태웠으나, 바뀌어지는 공모제 교장 제도로 정말 학생만 바라보고 가르쳐야 하는지 자괴감이 든다고 한다. 물론 정권 차원에서 바라보는 공급자 중심의 교원 승진이라고 보고 있지만.

 뿐만 아니라 교육 행정 공무원들이 거치고 싶어 하는 최선의 관문인 교육행정 사무관(5급)으로 가는 길은 갈수록 어렵고, 실무 경험과 능력에 따른 교육행정가의 꽃이라고 불리는 5급 승진이 어쩌면 교육감이 바뀌는, 4년이 짧지만 그 이상 가슴앓이를 해야 할 것이다.

 2000년대 중반 한때 5급 행정사무관을 심사제로 딱 1년을 시행하면서 많게는 10번 이상을 승진시험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셨던 분들이 용케 5급 행정사무관으로 승진했다.

거의 10여 명 이상이 정말 운(?)좋게 사무관 승진이 됐으나, 그 반면 일과가 끝난 후에 늦도록 영등포 고시학원이나 도서관에서 정말 열심히 공부하고 업무에서도 남보다 더 열심히 일한 선의의 5급 승진을 바라던 공무원에게는 제대로 기회도 가져보지 못한 아픔이 됐을 것이다.

그렇다고 다음에 꼭 이뤄진다는 기약은 없다. 그후 뒷말로 들리는 이야기는 검은 뒷거래가 있다는 많은 후문이 있었고, 새로이 느닷없이 승진한 행운아들이 줄지어 서서, 힘 있어 승진할 수 있도록 한 실세에 다가가는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게 비친다.

 살면서 직면하게 되는 가장 힘든 선택 중 하나는 자신과 관련해 직장에서 인사발령과 승진에서 누구와 함께 해야 편하게 뜻하는 대로 될 수 있느냐를 고민하게 된다.

 우연한 기회에 지하철에서 과거에 함께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했던 사람 좋은 교육행정직 후배를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승진에 대해 말하던 도중에 웃으면서 편하게 돈 몇 푼 준비하면 되지 않느냐고 하길래 정말이냐 물으니, "세상사가 전부 그렇지 않아요?"했다.

 열심히 최선을 다해 업무를 보고 민원인에게 다가가서 성실하게 근무하는 것은 좀 모자라는 공무원이 하는 짓거리로 돼 버렸고, 혁신이니 근무가치 창조를 이루려고 노력해 업무 추진을 이끌었던 가치는 어느덧 입 밖에 꺼내지 못하는 분위기가 팽배하고 있다.

 힘센 선출직에 듣기 좋은 소리하기에 바쁘다. 눈 밖에 나지 않고 눈치가 입신의 경지에 이르러야 보직이나 전보 승진에 불이익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돈맛본 분에게도.

 학교 사회와 교육행정 사회에서 물러난 부끄러운 비리 관련 교육감이 들어서면서 더 열심히 근무하고 학생을 위해 잘 가르치고 제대로 지도하기보다 덜 지적당하고 또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교육 민원인으로부터 지적당하거나, 문제 제기로 사회적 이슈로 SNS상에 오르내리지 않기가 가장 중요한 가치이자 교육공무원이 살아남는 생존법칙이 됐다.

 물론 실세가 바람직하지 못한 비리가 있을 때 눈 질끈 감고 답은 뻔한데 모른 척하고 서로 딴 세계에서 근무하는 것처럼 해야 편케 지낼 수 있으며, 다음에 또 다른 큰 도적이 왔을 때 견제 받고 왕따 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는 근무했던 기관에서부터 철저한 과거 검증으로 시민이 교육을 제대로 맡길 수 있는 깨끗한 좋은 교육감이 선출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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