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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일 송탄소방서 예방교육훈련팀장

유난히 춥고 길었던 겨울이 지나고 봄기운이 완연한 계절이 찾아왔다. 하지만 봄철은 소방공무원에게는 결코 반갑지만은 않은 계절이다.

 따뜻하고 건조한 봄바람과 함께 야외 활동이 증가함에 따라 화재가 많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 화재정보시스템 통계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전국 화재 발생 건수 21만5천93건 중 봄철 화재 발생 건수가 6만4천893건으로 30.2%를 차지하고 있다.

 봄철 화재를 원인별로 살펴보면 부주의로 인한 화재가 3만8천614건으로 59.5%나 되고 있으며, 전기적 요인에 의한 화재가 1만1천114건(17.2%)으로 그 뒤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조금만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면 얼마든지 예방할 수 있었던 화재라는 얘기다.

 또한 북부지방산림청 자료에 의하면 대형 산불대책 기간(3월 15일∼4월 20일) 중 10년 평균 122건이 발생해 오랜 기간 정성들여 조성해온 임야가 연평균 62.6ha나 소실됐다고 한다.

 이러한 대형 산불의 주 원인도 마찬가지로 불법 소각행위, 입산자 실화 등 대부분이 사소한 부주의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이맘때는 농촌에서는 영농 준비를 위한 논·밭두렁 및 영농 부산물·쓰레기 소각행위가 증가하고 있는 것도 산불 발생의 한 원인이 되고 있다. 해충 박멸의 효과가 없다고 그토록 홍보하고 있으나 여전히 줄지 않고 있는 농민들의 논밭두렁 태우기다.

 늘어나는 행락객들로 인해 화재 발생 개연성이 높아지는 시기임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시민 각자 화재 예방의 중요성에 대한 의식의 전환이 있어야 하겠다.

 이에 소방당국에서는 부주의에 의한 화재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매년 3∼5월을 봄철 화재예방 대책기간으로 정해 화재 취약대상에 대한 소방특별조사, 대형공사장 등에 대한 해빙기 안전관리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석가탄신일 대비 사찰 안전관리와 청명·한식 특별 경계근무 기간 중에 산불예방 캠페인 등을 중점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그리고 시민들의 안전의식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소방안전교육과 화재예방 홍보를 실시해 나가고 있다.

 우리의 조그만 관심과 실천이 사소한 부주의로 인한 화재를 막을 수 있음을 인식하고 화재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화재 예방에 최선을 다해 나가야 할 것이다.

 화재는 언제나 예고 없이 우리 곁에 찾아와 아픔과 상처만을 남기고 떠나간다. 순간의 부주의에 의한 손실은 상상을 초월한다.

 화재로 인한 피해자 본인은 말할 것도 없고 국가 경제적으로도 크나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언제나 후회를 뒤에 남기곤 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망우보뢰하는 일이 없도록 대응보다는 예방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명심하고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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