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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월 8일 랑룬그룹, 인천경제청, 인천도시공사 수장들이 싱가포르에서 미단시티 땅 7만여㎡을 871억 원에 매각하는 토지매매계약을 맺은 뒤 기념촬영을 하는 장면.<사진=인천경제청>
영종도 미단시티에 지역 최대 규모의 카지노복합리조트를 건립하는 ‘랑룬 다이아몬드 시티’ 조성 사업이 최종 무산됐다.

먼저 예치한 보증금의 계약금 전환을 놓고 이견<본보 3월 19일자 7면 보도>이 있어 실무진 간 사업의 불씨를 되살려 보려는 협상을 벌였으나 결국 수포로 돌아갔다.

4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인천도시공사와 랑룬(Longrunn) 한국 대행사는 지난달 20일 남동구 모 처에서 이 사업을 살리기 위해 만났다. 지난달 13일자로 영종도 운북동 1278-3 일원 7만6천㎡의 유보지를 871억 원에 사는 양 측의 토지매매계약이 계약금 미납으로 파기된데 대한 후속 협상이었다. 랑룬 측은 두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1안은 도시공사와 함께 만든 에스크로우(Escrow) 통장에 있는 이행보증금(21억여 원)에 이번에 국내로 들어온 20억여 원을 합쳐 계약금 43억 원을 즉시 내겠다는 것이다. 2안은 기존 보증금은 별도로 하고, 46억 원의 신규 외국인직접투자자금(FDI)을 이달 말까지 납부한다는 것이다.

도시공사 실무진은 2안을 수용하고, 황효진 사장을 설득하기로 했다. 랑룬 측은 도시공사에서 관련 서류가 준비되는 대로 이사회 승인을 받아낼 계획이었다.

양 측 실무진의 중재로 3월 28일 통역을 대동한 황 사장과 리제민 회장 간 1시간의 국제통화가 연결됐고, 사업의 신뢰를 현재는 회복하기 어렵다는 황 사장의 의지로 막후 협상은 결렬됐다.

랑룬과 도시공사가 이 같이 재협상을 벌일 수 있었던 까닭은 지난 2월 8일 양 측이 싱가포르에서 토지매매계약을 맺을 때 지난해 1월 유사한 내용의 투자합의(MOA)에 따라 에스크로우 통장에 예치한 200만 달러를 이번 사업의 계약금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 없는지에 대해 명시하지 않은 데서 비롯됐다.

여기에 2017년 하반기에도 도시공사·랑룬·미단시티개발㈜ 간 MOA 이행보증금 처리 방안을 놓고 최종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한 상황이어서 보증금의 계약금 전환 문제는 법리 다툼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는 도시공사가 2017년 8월 기존 MOA가 효력을 상실해 보증금을 몰취할 수 있다고 한 것과 달리, 예치은행은 랑룬의 동의가 없으면 보증금을 몰취할 수 없도록 하고 있어서다.

도시공사 측은 "황 사장이 랑룬의 과거 전력에도 불구하고 한 차례 계약금 납부 연장기간을 줬고, 자금력을 입증할 기회는 충분했다"는 입장이다. 반면, 랑룬 측은 "정부 및 지자체에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외자 유치의 실상을 알리겠다"는 생각이다.

김종국 기자 kj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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