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브 앤 테이크(Give and Take)’, 주고 받기를 통한 쌍방 타협이라는 뜻이다. 경제학에서는 어떤 선택을 할 때마다 포기하게 되는 가치, 즉 기회비용으로 기브 앤 테이크를 정의하기도 한다. 이를 우리가 살아가는 시장 자본주의 사회의 내재적 질서라고 굳이 말하지 않아도 기브 앤 테이크는 아주 오래전부터 인류 문명과 함께 해왔다. 물물 교환이 대표이다. 교환 대상의 가치 간 차이는 최소화하면서 쌍방 간 필요의 욕구는 충분히 충족시킬 수 있어야 거래는 성립됐다.

 이같이 인간의 관계 맺음에 있어 일정하게 주고 일정하게 받는 일은 과거에도 중요했고 지금도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기브 앤 테이크의 원리는 우리 사회 곳곳에서 또 개개인의 삶 전반에서 자주 어그러질 뿐더러 균형 감각을 상실하기 쉬워 보인다.

 산업사회에서 시계추에 쫓기는 생활을 하다 보면 타인보다는 나를 중심으로 내 생각을 중심으로 세상을 운전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면 주는 것보다 받는 게 많아질 수도 있고, 받는 것보다 주는 게 많아지는 불균형이 발생한다.

또 매번 주고 받기가 영 번거로워서 주고 받는 행위를 하지 않음으로써 관계 맺기를 포기하거나 거리 두기를 일상화한 사람들도 우리 주변에 적지 않다.

 문제는 잘 주고 받던 ‘암묵적 거래’가 깨지면 상대에 대한 기대심리가 와해되면서 배신감과 분노, 갈등과 분쟁, 단절과 복수가 시작될 수 있다는데 있다.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라는 말은 여기서도 통하고 저기서도 통한다.

 또 상대방을 속여 교환가치 간 차액을 극대화한 기브 앤 테이크가 훗날 들통나도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이는 작은 것을 주면서 대단한 것인 양 속여 그에 상승하는 것을 다시 받아내는 일종의 시체차익을 노린 장사를 한 셈이다.

그런가 하면 우호적이고 평등한 협력관계를 위해 사용돼야 할 기브 엔 테이크가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식의 검은 뒷거래를 형성하는 데도 무척 자주 쓰이고 있다. 위험 부담과 시간적 경제적 기회비용의 상실이 크지 않다는 전제가 성립된다면 기브의 양을 테이크보다 늘려 뒤통수 맞는 일 없는 삶, 마음만이라도 넉넉한 삶을 살라고 선인들이 그토록 강조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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