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국가산업단지를 ‘청년친화형 산단’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서울디지털산업단지의 변화 과정을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 최종태 한국산업단지공단 인천지역본부장의 말이다.

인천 남동·주안·부평 산단은 1960∼1980년대 수도권 수출의 메카로 발전해 왔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주력 제조업들은 하나 둘씩 빠져 나가 산단이 쇠퇴의 길을 걷고 있다. 게다가 청년들이 중소기업 취업을 꺼리는 탓에 산단 입주업체들은 여전히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 남동인더스파크의 가동률만 해도 지난해 1월 70.6%에서 지난 1월 65.7%로 추락했다.

최 본부장은 인천 산단 재도약의 해법을 ‘지식산업센터를 통한 산단 구조고도화’라고 진단했다. 그는 "인천 산단과 비슷한 시기에 조성했던 구로공단도 한때 슬럼화를 겪었지만 아파트형 공장이 하나 둘씩 들어서면서 ‘G밸리(서울디지털산단)’로 탈바꿈하는 데 성공했다"며 "도심형 공장에 정보통신기술(IT)이나 생명공학(BT) 관련 업체들이 들어서면서 연령대도 낮아지고 각종 편의시설도 함께 들어섰다"고 설명했다.

산단공 인천본부도 지식산업센터 확충을 올해 주요 목표로 내세웠다. 2022년까지 지역 산단에 15곳의 지식산업센터를 추가로 유치하겠다는 목표다. 어린이집이나 기숙사, 주차장 같은 각종 편의시설도 함께 늘릴 계획이다. 최 본부장은 "근무여건이 열악하다는 이유로 산단 입주기업을 외면했던 지역 청년들도 인프라가 꾸준히 개선되면 조금씩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부평산단에는 창업·벤처기업을 육성하는 ‘혁신지원센터’를 2019년까지 마련하고 지역 기관과 일원화된 지원체계를 만들어 청년 일자리 창출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밖에 항공과 바이오산업 등 인천시의 8대 전략산업과 연계한 미니 클러스터에 연구 개발과 시제품 제작, 인증, 마케팅 등의 사업을 집중 지원할 방침이다.

최 본부장은 "산단 환경은 하루 아침에 바뀔 수 없는 만큼 10년을 내다보는 안목과 노력이 필요하다"며 "시와 군·구, 지역 기업 지원기관이 함께 뜻을 모아 서로 도우면 지역경제를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덕현 기자 kd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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