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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사정에 밝은 합리적 판결로 ‘도민 숙원 해결’ 기대감 고조

1년 앞둔 ‘수원고검·고법 시대’

전승표 기자 sp4356@kihoilbo.co.kr 2018년 04월 12일 목요일 제14면

경기남부권의 고검·고법시대가 1년여 앞으로 다가왔다. 수원시에 수원지검과 수원지법이 각각 설치된 지 100여 년 만이다. 내년 3월 개설을 목표로 수원시 광교신도시 내 법조타운에 조성 중인 수원고등검찰청과 수원고등법원은 경기남부지역 검찰청과 법원을 관할하게 된다.

수원고검·고법이 완공되면 현재 수원시 영통구 원천동 일대에 위치한 수원지검과 수원지법도 법조타운으로 이전, 내년부터 경기도민들은 항소심 재판 등을 위해 서울로 가는 수고 등 여러 곳으로 분산돼 조사 또는 재판을 받는 고충이 해소될 전망이다.

특히 수원고법이 유치되면 서울고법에 계류 중인 사건의 20~30%가 수원고법으로 이관될 예정으로, 서울 중심의 사법구조가 개선돼 향후 도민들에 대한 사법서비스에도 많은 변화가 기대되고 있다.

본보는 새롭게 출발하는 수원고등검찰청 및 수원고등법원의 탄생 배경과 역할에 대해 살펴봤다.

# 경기도민들의 숙원 해소

수원고검·고법 설치는 경기도민들의 숙원사업이었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살고 있는 경기도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게 수원고검·고법 설치는 헌법에 보장된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와 사법절차적 기본권을 침해받지 않기를 바라는 염원이었다.

수원지검은 109년 전인 1909년 경성재판소 수원구재판소 검사국으로 편성된 이후 1948년 서울지방검찰청 수원지청 설치에 이어 1979년 수원지방검찰청으로 승격됐다. 수원지법은 121년 전인 1897년 한성에 설치된 경성지방재판소 관할 경기재판소 이후 1912년 경성지방법원 수원지청과 1947년 서울지방심리원 수원지원 등을 거쳐 1979년 수원지방법원으로 승격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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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지법·고법 조감도.
그러나 항소·항고 사건을 서울지역의 고검·고법이 담당하면서 수십 년간 도내 소송 당사자들은 서울을 왕복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은 물론, 지자체가 소송 당사자인 경우 지역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판사가 재판을 맡으면서 핵심을 파악하지 못한 데 따른 다양한 문제 등이 발생하면서 도내에 고검과 고법 설치에 대한 요구가 계속돼 왔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6년 당시 수원지방변호사회(현 경기중앙지방변호사회)는 ‘수원고법 설치 타당성 연구보고서’를 발간하며 공식적으로 공론화했다. 이후 2007년 경기고법 설치 관련 법안이 발의됐고, 2010년 3월에는 도민들이 주축이 된 ‘경기고법유치 범도민추진위원회’가 출범해 도민 대상 서명운동과 캠페인 등을 실시했으며, 법조계와 정계 등도 대법원장 면담과 헌법소원 청구를 비롯해 수차례에 걸쳐 고검과 고법 유치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이처럼 민·관·정이 함께 노력한 끝에 관련 법안이 발의된 지 7년 만인 2014년 3월 마침내 ‘수원고등검찰청, 고등법원 설치 확정 법률’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는 성과를 이뤄 냈다. 이에 따라 경기도는 서울·부산·대구·대전·광주에 이어 6번째로 고등법원이 설립되는 지역이 됐다.

정부와 대법원 등은 이후 1년여에 걸쳐 북수원과 영통동, 광교신도시 등 후보지 평가를 실시하고 주민 편의와 사법행정의 효율성 등을 고려해 당초 수원지검과 수원지법이 이전할 예정이던 광교신도시를 건립 부지로 확정했다.

수원고검과 수원고법 신청사는 2019년 3월 개청을 목표로 영통구 하동 광교신도시 내 6만5천853㎡ 부지에 조성된 법조타운에서 공사가 진행 중이다.

수원고검·지검 청사는 3만2천927㎡ 부지에 지하 2층·지상 20층 규모(총면적 6만8천243㎡)로 건립된다. 청사의 저층은 민원인이 출입하는 종합민원실과 구내식당, 문서보관실, 범죄피해자지원센터 및 형사조정실 등으로 구성되며, 지검 전용공간과 고검 전용공간으로 구분될 예정인 고층에는 각 청별 간부 집무실과 각 부별 검사실, 총무과, 회의실 등이 위치한다.

수원고법·지법 청사는 3만2천926㎡ 부지에 지하 3층·지상 19층(총면적 9만2천456㎡)으로 건립 중이다. 검찰청사와 마찬가지로 저층에는 민원실과 재판장 등 민원인을 위한 시설이 위치하며, 고층에는 법원장실 등 사무동이 조성된다.

 현재 수원고법·지법 청사는 약 60%의 준공률을 보이고 있으며, 법원보다 늦게 착공한 수원고검·지검 청사의 준공률은 34.1% 수준이다.

# 경기남부 법조시장의 변화

현재 수원을 비롯해 오산·용인·화성·성남·하남·평택·이천·안산·광명·시흥·안성·광주·안양·과천·의왕·군포·여주·양평 등 경기남부권 19개 시·군에서 발생한 사건에 대한 1심 재판은 수원지법과 산하 5개 지원에서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항소심의 경우에는 1심을 단독 판사가 담당한 경우가 아니면 서울고법에서 처리하고 있어 매년 수천 건에 달하는 사건이 서울고법에서 다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원인이 검찰의 처분에 불복해 신청하는 항고 사건 역시 수원지검에 신청하는 항고 사건의 판단을 서울고검이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사건을 수임해 처리하는 변호사와 법무사들의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장기간 침체에 빠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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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지검·고검 조감도.
하지만 내년 수원고검·고법이 개청함에 따라 그동안 서울고검·고법에서 처리하던 경기남부지역의 사건을 지역에서 직접 담당하게 되면서 도내 법조시장의 규모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의 경우 검사와 수사관, 행정인력 등 수원지역 근무자가 최소 100명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법원 역시 항소심 사건을 맡을 재판부 신설 등에 따라 판사와 행정담당 등 근무인원이 크게 증가할 예정이다.

특히 고검·고법 설치에 따라 현재 수원지검과 수원지법 산하에 있는 지청·지원들의 본청·본원으로의 승격에 대한 기대감도 나온다. 일반적으로 여러 지검과 지법을 둔 타 고검·고범의 상황을 고려할 때 경기남부권 지청과 지원을 승격시킬 가능성도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일부 지자체는 지방법원 설치를 위한 행동에 나선 상태다.

수원지법 안산지원이 위치한 안산시의 경우 2016년 1월 시장 등 지역 기관·단체장과 시민으로 구성된 ‘안산지방법원승격추진준비위원회(추진위)’를 출범한 뒤 안산지원의 안산지방법원 승격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같은 해 6월에는 안산시의회가 안산지원의 승격을 건의하는 안을 의원 전원 찬성으로 의결한 뒤 법무부와 대법원 등 관계 기관에 전달했으며, 안산 상록갑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전해철 의원도 관련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하며 승격 요구에 힘을 실은 바 있다.

추진위는 또 지난 1월 국회의원과 변호사, 시민단체 회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범시민 공동추진위원회’를 출범하며 시민결의대회를 갖고, 현 수원지법 안산지원의 안산지법 승격 요구를 보다 구체화했다.

안양시에서도 지난해 6월 발족한 ‘안양지방법원승격추진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수원지법 안양지원의 안양지법 승격 요구가 계속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석현(안양 동안갑)의원도 그해 12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법원의 설치와 관할구역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 법률안’을 대표발의했으며, 바른미래당 이언주(광명을)의원은 현재 안산지원으로 구분돼 있는 광명시의 관할 법원을 안양지원으로 변경해 달라는 법 개정안을 발의하며 안양시의 주장에 힘을 보태고 있다.

화성과 시흥, 용인에서는 지원 유치를 위한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포화 상태인 변호사와 법무사업계도 증가한 사건 수임으로 인해 침체를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형 로펌 또는 서울지역 법조인들이 규모가 커진 경기남부권 법조시장으로 진출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등 고검·고법 설치에 따른 지역 법조시장의 변화에 대한 기대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승표 기자 sp4356@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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