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정부시 가능역 1번 출구 주변의 한 야채과일 가게 앞은 펜스를 사이에 두고 손님과 주인이 돈을 주고 받는 어색한 광경이다. 펜스는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설치한 것이다. 신기호 기자 skh@kihoilbo.co.kr
▲ 의정부시 가능역 1번 출구 주변의 한 야채과일 가게 앞이 펜스를 사이에 두고 손님과 주인이 돈을 주고 받는 어색한 광경이 연출되고 있다. 펜스는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설치한 것이다. 신기호 기자 skh@kihoilbo.co.kr
"이렇게 무턱대고 가게 앞에 펜스를 설치하면 장사는 어떻게 하나요."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의정부시 가능역 1번출구 주변에 설치한 펜스로 인해 시민들의 통행 불편은 물론 인근 채소상가 등이 영업피해를 보고 있어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보행자 도로는 물론 이 가게와 불과 50여㎝를 두고 성인 남성 가슴 높이에 달하는 펜스가 설치됐기 때문이다.

11일 공단과 상인들에 따르면 공단 측이 지난 9일 오전 가게 앞에 가로 20여m에 달하는 펜스를 설치했다. 이 가게는 인근 주민들과 전철 이용객들이 각종 채소 등을 사기 위해 항상 붐비는 곳이며 보행자 통행도 많다.

그러나 가게 앞을 가로막듯 설치된 펜스 때문에 손님들이 직접 가게로 출입할 수 없게 됐고, 보행에도 불편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펜스를 사이에 두고 물건과 돈을 주고받는 ‘어색한’ 광경마저 연출되고 있다.

이 같은 공단의 펜스 설치는 가게 측 상인들이 물건을 역 광장까지 진열하는 등 국유지를 무단 점유했다는 이유에서다.

공단 측은 역사 출입에 제한을 준다는 민원에 따라 꾸준히 공문과 현장 계도를 진행해 왔다고 말한다. 하지만 지속적인 계도에도 전혀 개선되지 않아 강제 행정조치로 펜스를 설치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시민들은 법적 절차도 중요하지만 현실적으로 지나친 처사라는 입장이다. 이곳을 자주 찾는 한 주민은 "영세 상인들이 영업하는 곳에 삭막하게 펜스를 쳐 버리는 것은 소위 ‘갑질’로까지 보인다"며 눈살을 찌푸렸다.

상인 A씨는 "펜스 설치가 갑자기 이뤄져 놀랐다"며 "법적인 부분도 있겠지만 점용료를 내도록 하는 등 좀 더 인간적인 소통과 배려가 있었다면 이렇게 속상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공단 관계자는 "해당 부지는 개인에게 사용허가를 줄 수 없는 역광장이다"라며 "수년간 계도 끝에 제대로 된 행정조치를 위해 강제 철거 차원에서 펜스를 설치했으며, 이마저도 용지 경계가 아닌 가게와 광장의 이격 거리를 뒀다"고 말했다.

의정부=안유신 기자 ays@kihoilbo.co.kr

신기호 기자 sk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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