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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원영 인하대학교 프런티어학부 겸임교수
‘무지개를 보고 싶다면 먼저 비가 오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는 경구가 있습니다. ‘비’와 ‘무지개’는 사실 하나인데도 무지개만을 원하는 우리를 꾸짖고 있습니다. 비가 없으면 무지개도 없는데 말입니다.

 ‘성공한 사람들에게는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라는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서 독일의 한 연구소에서는 15년 동안 1천 명을 관찰했는데, 그 결과가 무척 흥미롭습니다. ‘그들 대부분은 역경이나 고난을 극복한 경험이 있었다’는 것이었어요. 그렇다면 우리를 힘들게 하는 ‘비’라는 고통이 오히려 무지개라는 성공의 씨앗이 된다는 것을 믿어도 좋을 듯합니다. 몇 년 전, 라디오를 들으며 운전을 하고 있던 중 가수 서유석 씨의 사연이 흘러나왔습니다. 서 씨는 월남 파병 반대를 방송에서 얘기하는 바람에 3년 동안이나 방송 출연을 못하게 됐습니다. 생활이 어려워진 그는 기타 하나만을 들고 술집을 전전하며 노래를 불렀습니다.

 어느 날, 노래가 끝나고 테이블에 앉아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면서 악상을 긁적이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이 ‘가는 세월’이란 노래로 탄생합니다. 3년 동안의 고통스러운 삶이 100만 장 이상의 레코드판이 팔리는 기적을 만든 씨앗이었던 셈입니다.

고통과 역경은 결국 행운을 만들어내나 봅니다. 처칠이나 아인슈타인처럼 성공한 사람들 300여 명을 조사한 결과 25%는 장애를 앓는 사람들이었고, 나머지 75% 중에서도 많은 수가 가난했거나 결손가정에서 자라는 등의 불우한 환경에서 성장한 사람들이었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들은 어떻게 역경을 극복했을까요? 바로 ‘믿음’ 때문이었다고 해요.

자신의 밝은 미래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에 당시의 힘듦을 당연히 극복해야 할 과정이라고 여긴 것이지요. 「시크릿, 하루 한마디」라는 책에 연꽃에 관한 글이 있습니다.

맑은 물에서는 겨우 3~4cm 정도 자라지만, 물이 질퍽하고 더러우면 최고 20cm까지도 자란다고 합니다. 역경이 주는 놀라운 기적입니다. 러시아의 과학자들의 동물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같은 결과를 보여줍니다.

한 그룹의 동물들에게는 아무런 위험요소 없이 풍성한 음식과 안락한 환경을 제공했고, 다른 그룹의 동물에게는 천적을 풀어놓거나 먹잇감도 부족하게 하는 등 불편한 환경에서 살게 했습니다. 언제 맹수들이 습격할지 몰라 늘 경계하면서 살아야 했던 겁니다.

 연구 결과, 안락한 환경에서 살던 동물들이 더 빨리 병들어 죽었다는 것이었어요. 그러니까 자연의 이치란 어쩌면 긴장이나 불안감 또는 두려움이라는 역경을 마주할 때마다 오히려 극복하려는 의지와 노력이 뒤따르게 될 것이고, 이것이 차곡차곡 쌓여 삶의 활력이나 지혜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열한 살에 아빠를 잃고 일을 해야만 했던 소년이 있었습니다.

소년은 인쇄소 견습공을 시작으로 미시시피강을 오르내리는 증기선에서 일하는 등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했습니다. 그렇게 모은 돈으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실패하고 만 그는 신문사에 취직했습니다. 그동안의 힘들었던 경험을 기반으로 해서 틈틈이 ‘마크 트웨인’이라는 필명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소년의 고통스러운 과거는 훗날 「톰소여의 모험」이란 대작으로 세상에 우뚝 서게 만들었습니다. 살아 있다는 것은 어쩌면 고통과 벗이 돼야 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 고통 때문에 불행해지는 것이 아니라 그 고통에서 희망을 발견하지 못해서 불행해지곤 합니다. 빙하로 둘러싸여 있고 겨울이 되면 하루 중에서 무려 스무 시간이 밤인 아이슬란드 사람들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삶을 산다고 합니다.

그들이 생각하는 행복의 비결은 ‘안락함’이 아니라 ‘불편함’에 있다고 해요. 그런 불편 속에서 자신들이 가진 것에 감사하고 즐기는 법을 배웠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이 역경이 성공과 행복의 씨앗이 되리라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매진하는 것이 ‘우리’였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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