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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유탁 사회부
시민구단 인천 유나이티드가 시즌이 개막한 지 두 달이 됐음에도 여전히 어수선하다. ‘열혈 팬’이라 불리는 서포터스들과 구단이 지난 시즌 종료부터 현재까지 대립각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서포터스들은 구단 운영이 비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구단 대표이사와 감독이 책임을 지고 사퇴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대표이사는 경기 때 선수 선발 명단 구성 등 코칭스태프의 고유 권한을 침해하고 투명하지 못한 인사와 지난해 외국인 선수 영입 문제, 약속 불이행 등이, 감독은 성적 부진이 주된 이유다.

 하지만 이러한 행동이 장기화되고 있는데다 문제 제기 방법 역시 아쉬움이 남는다. 서포터스들은 올 시즌이 시작된 이후 매 홈경기마다 경기장 응원석에서 일정 시간 동안 대표이사 사퇴를 촉구하는 현수막을 내걸고 시위를 이어오고 있다. 그래서인지 팀 분위기도 저하되고 있다.

 홈 개막전이었던 3월 10일 디펜딩챔피언 전북을 3-2로 제압하고 분위기가 최고조였던 인천 유나이티드는 이후 내리막길을 걷는다. 3월 17일(홈) 대구전 0-0 무, 4월 7일(홈) 전남전 2-2 무, 4월 11일(홈) 상주전 0-1 패 등 이길 수 있었던 경기까지 무승부를 기록했다. 더구나 지난해 인천 잔류의 희생양이었던 팀에도 패하는 등 경기력이 떨어지는 느낌을 주고 있다. 물론 성적을 일련의 사태와 연관시키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 하지만 갈등은 시간을 끌수록 지루해지면서 논점이 흐려진다. 또 자신의 행동이 타인에게 피해가 된다는 점을 잊은 듯하다.

 최근에는 이들의 행동에 반감을 갖는 시민 팬들까지 나왔다. 보기 드문 현상이다.

 인천과 전남의 경기가 열린 지난 7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 인근에 현수막이 걸렸다. ‘서포터스들은 응원이 우선이다. 강등되면 책임질 거냐. 선수들 사기 저하된다. 서포터스들은 조용히 해라’ 등의 내용이다. 서포터스들의 과도한 행동에 대한 일침이다. 서포터스를 향한 팬들의 눈총을 그냥 넘겨선 안 된다.

 현재 인천 유나이티드의 상황은 백약이 무효일 것이다. 그렇지만 특효약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당장의 성적이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다. 구단 운영이 투명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렇더라도 팬과 서포터스가 죽기 살기로 그라운드를 누비는 선수들을 위하는 ‘마음’으로 하나가 된다면 그것이 팀 분위기를 상승시키는 특효약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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