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2세의 갑질이 또 논란이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둘째 딸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가 최근 광고대행사와의 회의에서 대행사 팀장이 제대로 답변을 못하자 물이 담긴 컵을 집어 던졌다는 것이다. 익명 직장인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 조 전무의 이런 행동을 알리는 게시글이 올라왔다가 일파만파 파장이 커지자 현재는 삭제된 상태다.

 논란이 커지자 대한항공은 일부 사실이 와전됐다는 입장을 냈다. 조 전무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사과의 메시지를 남겼다. 하지만 사태가 수그러들기는커녕 조 전무로 추정되는 인물의 폭언 음성파일까지 공개됐다.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도 ‘조현민 전무의 갑질을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 ‘대한항공 사명과 로고를 변경해 달라’ 등 청원 글이 올라오고 있다. 경찰은 이른바 ‘물벼락 갑질 논란’의 당사자인 조 전무에 대한 내사에 착수했다.

 일명 ‘땅콩 회항’으로 유명해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에 이어 그의 동생인 조 전무까지 국민들에게 잊혀질 만하면 갑질 논란이 터져 기업의 이미지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재벌은 우리 사회 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국가 산업을 이끌어가고 있음은 물론, 대기업 제품의 구매가 국민들에게 일상화돼 있을 만큼 가깝게 느끼고 있다. 그런데 대기업 재벌 2세의 갑질 행태를 보고 있으면 그들이 사회를 바라보는 개념과 국민들이 재벌을 바라보는 인식에 차이가 있음을 깨달을 수 있다.

 그들은 ‘재벌’이라는 타이틀을 권력으로 여기는 듯하다. 그것도 조선시대 권문세가로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니 기업의 구성원을 하인쯤으로 생각하고 그렇게 안하무인으로 행동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아버지 대로부터 자신들이 물려받은 것은 부(富)일 뿐인데 21세기에 조선왕조 때 권문세가처럼 행동하니 국민들로부터 공분을 사고 있는 것이다.

 노블레스 오블리주. 소위 말해 상류사회에 속하는 귀족은 그 신분에 걸맞은 행동을 보여야 한다는 의미다. 이제는 재벌 2세들이 ‘탄핵’으로 대통령을 내려앉히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자신들이 상속받은 경제적 여유에 걸맞은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줄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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