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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태우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초빙교수
대한민국의 중도보수의 담론을 일궈 온 한 나약한 지식인으로 요즘처럼 무기력감과 허탈감을 느낀 적이 그리 많지 않다는 생각을 해 본다. 일찍이 다가오는 6·13지방선거는 어쩌면 제도권에서 국민들과 호흡하며 지금 좌편향(헌법개정 방향성 참고)으로 나라를 이끄는 현 집권세력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한쪽으로 기울고 있는 대한민국호를 복원하는 마지막 기회라는 나름의 판단으로, 지난 6개월간 대전시장 출마자로 국민과 역사 앞에 호소하면서 최선을 다했지만 공천을 받지 못했다.

 제1야댱인 자유한국당이 역사와 국민 앞에 부끄럽지 않는 대여 투쟁을 같이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연일 만들면서 나라 걱정을 했지만, 일단 공천이 안 돼 선거의 장에서 내려오는 결과를 겸허하게 수용했다. 이제는 나 대신에 공천을 받은 다른 후보들이 이러한 국가적인 다급성을 인지하고 민생경제의 문제점만 이야기하지 말고 사즉생(死卽生)으로 잘못 가는 이 나라의 문제점들을 지적하면서 애국시민들과 호흡하는 결연한 대장정이 있어야 훗날 후보들이 스스로 역사의 죄인이 되는 것을 막을 것이다.

 오늘 이러한 글을 쓰는 이유는 누구누구의 잘못을 지적하려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우리의 통치원리로 만들어서 존중해온 대한민국의 헌법정신이 훼손되는 흐름들이 여기저기서 감지되는 이 엄중한 역사적인 현실 앞에서 지각 있는 국민들이라도 뭉쳐야 한다는 절박감에서 이 글을 쓴다. 대한민국에서 균형 잡힌 시민으로 교육을 받고 살아가는 가장 큰 원리는 그 헌법정신이다. 부패보다도 더 큰 잘못이 국가의 정체성과 정통성을 훼손하는 일일 것이다.

 우리의 헌법은 분명하게 자유민주주의적인 통일의 길을 말하면서, 자유민주 정신을 말살하고 귀중한 인권을 말살하는 독재세력과 검증되지 않는 평화의 이름으로 공존을 추구하는 것을 허락지 않는다. 동맹국과의 귀중한 안보자산을 홀대(성주의 사드기지 건설사례)하면서 대다수 국민들이 동의하지 않는 북한과의 공존을 이야기하지만, 우리가 역사를 보고 인류의 양심을 보아도 또 다른 세상이 오면, 그 것이 불가능할 것이란 추측을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결론일 것이다.

 아무리 정권이 바뀌고 자신들의 정치적 이념이 소중하다고 해도 국민들이 합의 해온 헌법정신을 무시하면서 인류의 양심이 거부하는 북한의 독재세력에게 그동안 저지른 해악들(한국전쟁부터 각종 사건들)에 대해서 면죄부를 줄 수 있는 무슨 협상이나 합의를 만들어 낸다고 한들, 대한민국의 헌법정신과 충돌할 것이고, 양심 있는 세력들은 계속 문제제기를 하면서 국론 분열이 더 커질 것이 다 보이는 이 현실을 지켜보는 소지식인의 맘은 답답할 뿐이다.

 오늘 아침에 필자를 매우 서글프게 만든 것 중의 하나는, 이제는 대한민국 건국 이후 지난 70년간 번영의 토대가 여기까지 자리 잡는 데에 가장 큰 보호막 역할을 해 온 주한미군에 대해서 함부로 철수를 주장하는 미국 백악관 내의 한 사이트의 청원 건수가 10만을 넘어서 이제는 미국이 답을 해야 하는 수준이라는 소식이다. 미북 평화협정 체결과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국내 세력들의 목적과 활동범위가 이제는 통제 불능의 상태까지 왔음을 대한민국 헌법의 테두리에 살고 있는 국민들의 몇이나 알고 있는지 개탄할 따름이다.

 나는 지난 2004년에 처음으로 기호2번 공당의 후보로 수도권에서 국회의원에 출마 완주한 이후, 한국정치의 이러한 잘못된 흐름을 이야기하는 칼럼니스트로, 정치, 외교안보 평론을 하는 평론가로 십여 년을 지내면서, 이러한 잘못된 흐름이 언젠가 대한민국을 지배하는 날, 우리는 땅을 치고 통곡할 것이란 경고를 수백 차례 했지만, 그동안 진짜 보수도 아니면서 보수라는 가명을 쓴 탐욕스럽고 부패한 특권주의자들의 방임과 직무유기, 그리고 이 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적은 관심도, 그리고 진보를 가장한 수구좌파들의 지속적이고 집요한 전략과 전술로 대한민국이 여기까지 온 것을 개탄하지 않을 수가 없다.

 나는 수백 차례, 아니 수천 차례, 언젠가 대한민국의 주도세력을 주한미군 철수, 국가보안법 철폐, 그리고 연방제통일을 외치는 세력들이 차지하는 날, 그동안 피땀 흘려 일궈 온 건전한 건국의 역사관, 우리의 업적과 헌법정신이 훼손되고 우리의 가장 소중한 동맹국들도 사안에 따라서는 등을 돌릴 수 있다는 가장 최악의 시나리오를 예견했었는데, 그것이 서서히 가시화되는 현실 앞에서 가슴이 아프고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더 커질 뿐이다.

그동안 과분하게 노력에 비해서 많은 특권을 누리며 역사의 파수꾼이 되지 못하고 일신의 보신과 탐욕으로 이 나라를 이 지경에 오게 하는 데 일조한 거짓 보수, 부패한 보수는 이 기회에 반성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물러나고, 공동체 발전과 건전한 대한민국의 헌법정신을 지키고 좌편형적인 흐름에 목숨을 걸고 싸우며 국민들을 참여시키는 참보수, 신보수의 거대한 물결이 속히 일어나서 한쪽으로 지나치게 기울고 있는 대한민국호를 정상으로 되돌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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