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부산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은 종합 2위라는 성적을 거둔 채 오늘 화려한 막을 내려 아쉬움만 남긴다. 지난 86년 서울아시안게임에 이어 16년만에 또 다시 개최하게 된 부산아시안게임은 사상 처음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의 43개 회원국이 빠짐없이 참가한 가운데 아시아의 역량과 단합을 과시하는 등 세계의 이목을 한순간에 집중시켰다. 무엇보다 부산아시안게임은 북한의 전격적인 참가로 세계의 이목을 모으는데 한몫을 했고 `남남북녀'를 다시한번 실감케 했다. 북한은 16개 종목 315명의 선수단과 350명의 응원단 등 총 665명의 대규모 인원을 파견한 가운데 부산아시안게임이 민족 통일의 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어색하기만 했던 북한선수들의 표정이 하루하루 갈수록 자연스럽게 밝아지고 기자들의 인터뷰에 대답만했던 그들은 여유있는 대화를 주고받는 등 한 민족임을 서로가 느끼기에 충분했다. 특히 북한 응원단은 처음에 빨갛고 파란 단복만을 착용, 경기장은 물론 전 세계인의 시선을 끌면서 한복과 양장차림으로 경기장에서 응원을 펼치는 등 매일매일 깜짝쇼를 연출해 이를 지켜본 모든 사람들에게 국경없는 즐거움을 선사했다. 북한 외에도 전쟁의 상흔이 가시지 않은 아프가니스탄과 98년 방콕아시안게임에 불참했던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도 참가, 아시아인들의 화합의 한마당으로 승화시킨 것이다. 각국 선수와 임원 1만2천여명과 6천여명의 보도진이 참가한 부산아시안게임은 규모 또한 사상 최대였다. 북한은 물론 전쟁으로 인한 상처가 채 가시기도 전에 나라를 위해 순수한 아마추어 정신을 내세워 출전한 선수 등을 볼 때 `아시아는 하나다'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이와 같이 `우리는 하나'라는 점을 승화시키고 사상 최대의 대회로 자리매김한 부산아시안게임에서 북한의 참가와 함께 개막식 때 남북 동시입장을 했듯이 앞으로의 아시안게임에서는 남북이 단일팀으로 출전, 아시아는 물론 세계에서 최강임을 과시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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