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의 공습으로 파괴된 시리아 화학무기 관련 시설 3곳의 모습이 15일(현지시간) 위성사진으로 공개됐다.

"날아온 미사일 대부분을 방공망으로 요격했다"는 시리아 측 설명과 달리 사진을 살펴보면 공습받은 시설은 심각한 피해를 봤다는 게 외신의 설명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 미국 CNN 방송 등이 보도한 미국 국방부, 민간 위성업체 디지털글로브 등의 공습 전후 사진을 비교하면 이 같은 차이를 뚜렷하게 알 수 있다.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서방 연합군은 지난 14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외곽 바르자 연구개발센터, 시리아 서부 도시 홈스 외곽의 '힘 신샤르 화학무기 단지' 저장고와 벙커 등 3곳에 총 105발의 미사일을 떨어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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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글로브가 공개한 서방의 공습 후 시리아 바르자 연구개발센터 모습. [AP=연합뉴스]
바르자 연구개발센터에 가장 많은 76발의 미사일이 날아갔다. 힘 신샤르 화학무기 단지의 저장고와 벙커에는 각각 22발과 7발이 미사일이 떨어졌다.

57발의 토마호크 크루즈 미사일 등의 공격을 받은 바르자 연구개발센터는 그야말로 초토화됐다.

이 센터는 반듯하게 여러 개 동으로 이뤄졌지만, 공습 직후에는 건물 형체조차 알아보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일부 남은 골조와 무너진 잔해로 건물의 윤곽만 추측할 수 있을 정도가 됐다.

가디언은 "공습 후 사진과 영상을 살펴보면 시리아 군인들이 돌무더기 사이로 길을 내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센터는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제조에 관여된 곳으로 알려졌다. 1970년대부터 시리아의 화학무기 개발을 주도해온 생화학무기 연구소인 시리아과학연구개발센터(SSRC)에 소속돼 있다.

디지털글로브가 공개한 서방의 공습 전(위)·후 시리아 힘 신샤르 화학무기단지 저장고 모습. [AP=연합뉴스]

'힘 신사르 화학무기 단지'의 저장고와 벙커도 이번 공습으로 쑥대밭이 됐다.

저장고에는 22발의 미사일이 날아갔다. 여러 채의 건물로 구성된 저장고 역시 미사일 세례를 받은 뒤 잔해만 확인될 뿐 건물 형체는 완전히 사라졌다.

벙커 역시 공습 전후 사진을 비교해보면 상당한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국방부가 공개한 서방의 공습 전(왼쪽)·후 시리아 힘 신샤르 화학무기단지 벙커 모습. [AFP=연합뉴스]

미국 국방부가 공개한 서방의 공습 후 시리아 힘 신샤르 화학무기단지 벙커 모습.[AP=연합뉴스]

다만, 서방이 이번 공습을 통해 건물은 부쉈지만, 화학무기 시설에 실질적인 타격은 주지 못했다는 시각도 있다.

NYT는 이번 공습으로 해당 시설에서 사상자가 아무도 나오지 않았고 유출된 화학물질이 없었다는 점 등으로 미뤄볼 때, 미군 설명대로 이들 시설이 시리아 화학무기 시설의 '핵심요소'가 맞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타격 지점에서 인명피해가 없었다는 것은 공습 전에 모두 대피했거나 이 시설이 이전에 이미 폐기된 곳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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