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오전 10시40분께 인천시 남동구 고잔동 우리은행 뒤편 상가 주차장에서는 승용차 뒤 트렁크에 넣어둔 현금 3천만원을 순식간에 도난당한 것은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사건이다. 직원 3명이 각자 자신들의 볼일을 보는 등 잠시동안의 방심속에 일어났기 때문이다. 도난 당하기 전에 인천원협 직원들이 현금 2억여원을 은행으로 갖고 들어가 입금시켰고 되가져가기 위해 나머지 3천만원을 1천원권으로 환전해 차량에 실은 뒤 빚어졌기에 어쩌면 다행이라 할 수 있을 정도다. 원협 직원들이 이날 보인 현금관리는 한마디로 고양이들이 많이 다니는 골목에다 생선을 널어놓은 격이나 다름없다. 먹이사냥을 위해 배회하는 범인들은 이날 최상의 먹이를 발견한 것이다.

그러나 범인들은 적지않은 흔적을 남겼다. 현금이 털린 승용차의 트렁크와 조수대 문짝 키박스에는 만능키가 부러진 채 들어가 있는 등 범인이 문을 열어보려고 시도한 흔적이 발견됐다. 또한 트렁크 부분에서 지문 11개를 발견, 이를 채취했으며 이미 국과수에 감정을 의뢰했다. 더욱이 도난당한 1천원권 3천만원중 2천만원은 우리은행측이 추석전 확보했던 신권이라서 범인들이 마음놓고 사용하기에는 심적부담이 있을 것으로 예상돼 범인을 검거하기에는 시간문제였다.

결국 범인들은 범행 3일만인 13일 서울에서 검거됐다. 그러나 금융기관을 자주 출입하는 시민들은 이번 사건을 교훈으로 삼아 항상 주의를 해야 할 것이다. 매월 10일과 20일, 25일은 대부분의 기업체 월급날이다. 직원들에게 월급을 지급하려면 회사측은 당일 오전중에 은행에서 다액의 현금과 수표 등을 인출한다는 점을 범인들은 이미 인지하고 은행 주변에서 범행대상을 물색하는 게 관례처럼 돼 있다고 한다. 이와 같은 절도사건을 사전에 예방하려면 경찰의 도보순찰이나 은행 청경배치 등 방범활동도 중요하지만 “열명이 도둑 한명을 잡지 못한다”는 옛말이 있듯이 무엇보다도 돈 주인의 각별한 주의가 최선의 예방책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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