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희태 지휘자가 16일 인천시 연수구 송도라마다호텔에서 열린 제80회 인천경총 CEO포럼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 서희태 지휘자가 16일 인천시 연수구 송도라마다호텔에서 열린 제80회 인천경총 CEO포럼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연주자들은 리더십을 의미하는 지휘봉에 따라 연주합니다. 훌륭한 지휘자는 세심한 지휘로 연주자들의 화합을 이끄는 지휘자입니다."

인천경영자총협회와 본보가 공동 주최한 ‘제80회 인천경총 CEO포럼’에서 강사로 나선 서희태 밀레니엄 오케스트라 지휘자의 말이다.

16일 오후 인천 라마다 송도호텔 2층 르느와르홀에서 100여 명의 기업인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포럼에서 서희태 지휘자는 ‘마에스트로 리더십’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2008년 MBC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의 주인공 ‘강마에’의 실제 인물이기도 한 서 지휘자는 오케스트라 지휘자를 기업 CEO에 비유했다.

서 지휘자는 "지휘자(Conductor)라는 영어 단어는 ‘함께하다’라는 뜻과 ‘리드하다’ 라는 의미를 같이 담고 있다"며 "오케스트라의 능력을 최고로 발휘하는 소수의 지휘자를 마에스트로(명지휘자)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케스트라는 오늘날 글로벌 시대에 다양한 마인드(악기)를 가진 복잡한 기업과 같다"며 "뛰어난 개인들이 각자 개성을 가지고 하모니를 이뤄야 오케스트라가 완성된다"고 했다. 그는 주빈 메타와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레너드 번스타인 등 전 세계 마에스트로의 사례를 들어 리더가 갖춰야 될 덕목을 제시했다. 특히 카라얀의 ‘신뢰의 리더십’을 강조했다. 카라얀은 단원들에게 명확한 지시를 내리지 않았다. 단원을 믿고 서로를 듣는 앙상블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서 지휘자는 "명확한 지시를 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라 매 순간마다 직원들을 믿지 못하고 일일이 지시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다는 의미다. 이것이 신뢰의 리더십이다"라고 덧붙였다.

반면 단원들과의 불화로 스칼라 오페라극장 음악감독직을 사퇴한 리카르도 무티의 예도 들었다. 리카르도 무티는 과도한 통제와 간섭으로 구설수에 오르다 2005년 음악 감독직을 사임했다. 단원들과 사이가 좋지 못했던 그는 신임 투표에서 총 800표 중 2표의 지지를 얻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서 지휘자는 "오케스트라는 억지로 연주하는 게 아니라 생기를 불어 넣어 역량을 최대한 끌어 내는 것이 진정한 지휘자의 역할"이라며 "연주자와 눈을 마주치면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번스타인처럼 단원들을 배려한다면 직원들의 마음이 자연스럽게 지휘자를 따를 것이다"라고 했다.

김덕현 기자 kd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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